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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고 없이 들이닥치는 돌봄의 시간

 

가족 구성원 돌봄이 필요할 때

예상을 벗어나는 갑작스러운 상황은 항상 생기기 마련인데, 돌봄이 필요해지는 순간도 마찬가지입니다. 나이를 먹으며 누구나 노쇠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으니, 돌봄이 필요할 때쯤엔 그에 관한 여러 준비가 되어 있을 것 같지만, 꼭 그렇지는 않다는 게 현실입니다.

 

▲ 주변에서 돌봄이 필요한 가장 흔한 사례

 

겨울철 얼어붙은 눈길에 꽈당, '낙상사고'

남편을 먼저 떠나보내고도 늘 정정해 보이기만 하시던 할머니께서, 겨울날 눈길에서 꽈당 미끄러지셨다는 소식이 들려옵니다. 당장 크게 다친 곳은 없는 것 같았는데, 파스를 며칠 붙이고도 욱신거림이 멈추지 않아 결국 병원에 들르셨답니다.

 

의사 선생님 말씀으론 엉덩이뼈가 살짝 부러졌는데, 어르신들은 뼈가 잘 붙지 않으니 한두 달 정도는 누워서 안정을 취하는 게 좋겠답니다. 잠깐 누워계시면 좋아지겠거니 생각했는데, 그렇게 2년 정도를 누워 계시다 돌아가시고 말았습니다.

 

 

평소에 돌봄에 대한 고민이나 대비 없이 이런 상황을 맞닥뜨리면, 필요한 것들을 차근차근 알아보고 최선의 판단을 내리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렇다 보니 말 그대로 '잘 몰라서' 조금 더 나은 선택지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선택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갑작스럽게 돌봄이 필요한 순간, 우리가 가장 먼저 마주할 문제는 무엇일까요? 그건 바로 '도움을 받기 위해선 대체 어디로 가야 하냐'는 것입니다.

 

◆ 요양병원 vs 요양원 의미

 

요양병원 vs 요양원 의미

돌봄을 위한 장소라고 하면, 아마 '요양병원'이 가장 먼저 떠오르시는 분들이 많을 것입니다. 또 어떤 분들은 '요양원'을 떠올리시기도 할 텐데, 두 기관의 현황을 2022년과 2023년 기준으로 간단히 살펴보면 이렇습니다.

 

▲ 요양병원

- 전국에 약 1,400곳, 연간 입원 환자 수 38~39만 명, 월 60~80만 원 + 간병비* = 120~150만 원

 

* 간병비

 

요양병원 간병비

① 간호·간병 통합서비스 확대 강화

- 중증 수술환자, 치매, 섬망 환자 등 중증도와 간병 요구도가 높은 환자들을 위한 중증 환자 전담 병실을 도입

- 간호사 1명이 환자 4명, 간호조무사 1명이 환자 8명을 담당

- 상급종합병원과 500 병상 이상 종합병원을 대상으로 우선 도입하고 단계적으로 확대

 

② 요양병원 간병 지원 단계적 제도화

- 2024년 7월부터 2025년 12월까지 10개 병원을 대상으로 1차 시범 사업을 실시하고, 단계적으로 본 사업으로 전환

 

퇴원 후 집에서도 의료,간호,돌봄 서비스 제공

③ 퇴원 후 집에서도 의료·간호·돌봄 서비스 제공

- 간병 인력 공급기관 관리기준 마련 및 등록제 도입으로 서비스 품질을 높이고, 복지 용구 지원 확대 및 간병ㆍ돌봄 로봇 개발을 통해 복지와 경제 간 선순환 구조를 창출

 

▲ 요양원

- 전국에 약 4,300곳, 연간 시설 입소자 수 22~23만 명, 월 40~50만 원 + 식사비·간식비 = 80~90만 원

 

요양원

크게 비교했을 때, 요양병원이 요양원보다 돌봄을 두 배 정도 더 많이 수행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체계는 사실 약간의 문제가 있는데, 요양병원은 엄밀하게 말하면 '병원'이며, 병원은 치료가 주 목적이지, 돌봄을 하는 곳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 장기요양보험 등급으로 운명이 결정

 

장기요양보험

불의의 사고로 팔이나 다리가 부러져 보신 분은 아실 겁니다. 꿰매거나 소독하는 등의 급한 처치를 하고 난 다음엔 깁스(공식적으로는 cast라고 부름)를 감고 퇴원하게 됩니다.

 

아직 뼈가 붙지 않고, 몸이 덜 회복되었어도 퇴원을 하는 이유는, '병원에서 더는 해줄 게 없어서'입니다. 그때부터는 의학적 처치가 필요한 게 아니라, 시간이 흐르며 몸이 자연스럽게 회복되길 기다려야 합니다.

 

그런데 매년 돌봄이 필요한 40만 명 정도의 환자들이 의료기관에 입원해 있는데, 대체 왜 이런 일이 발생한 걸까요? 이유는 돌봄 시설에 들어가기가 요양병원에 가기보다 훨씬 어렵기 때문입니다.

 

▲ 노인장기요양보험의 장기요양 등급

 

노인장기요양보험의 장기요양 등급

요양원은 '노인장기요양보험'이라는 공공재원에서 돈을 지원받습니다. 병원 진료를 받으면 건강보험이 일정 부분 돈을 대신 내주는 것처럼, 요양원에서 돌봄을 제공받으면 장기 요양보험에서 일부 비용을 대신 내주는 식입니다.

 

그렇다 보니 까다로운 등급 규정을 만들어 놨습니다. 나라에서 지원해 주는 돌봄은 누구나 받고 싶을 테니, 정말 아프고 거동이 어려운 사람들한테만 돌봄을 지원해 주겠다고 '등급'을 매기고 있는데, 이걸 '장기 요양 등급'이라고 부릅니다.

 

노인장기요양보험 서비스 이용절차

가장 빠르게 등급을 받는 방법이 '치매' 환자임을 입증하는 것이라, 어르신들이 치매를 연기해 의사에게 진단서를 받으려 한다는 웃지 못할 상황이 생길 정도입니다.

 

심사가 이렇게나 엄격하니, 등급을 받지 못한 분들은 마땅히 갈 곳이 없습니다. 그러니 형식상 질병을 '치료'하는 것으로 하고, '병원'에 장기간 입원하며 요양병원이 돌봄 기관이 된 것이며, 이런 상황은 여러 가지 문제를 만들고 있습니다.

 

 

◆ 돌봄이 요양병원으로 쏠리며 생긴 문제 세 가지

 

▲ 첫 번째 문제 : '의료'에 쓸 돈이 '돌봄'에 쓰이고 있단 점

 

'의료'에 쓸 돈이 '돌봄'에 쓰임

건강보험 재정은 의료에만 쓰기에도 점점 위태로워지는 상황인데, 명목상으론 병원인 요양병원에서 돌봄을 받으니 여기도 건강보험 재정이 쓰입니다.

 

건강보험 재정 고갈이 심해지면 정말 목숨이 위협받는 질환을 치료하는 데 쓸 돈이 부족해지는 상황이 올 수 있게 됩니다.

 

▲ 두 번째 문제 : '돌봄'이란 영역이 제대로 성장하질 못하고 있단 점

 

돌봄이 병원에 종속

다른 선진국들은 돌봄을 전문적으로 하는 시설이 커지며, 돌봄의 전문성과 질이 계속 상승하고 있습니다. 먼저 고령화를 겪은 이웃 나라 일본만 봐도 그런데, 우리나라는 돌봄이 병원에 종속되다 보니 그런 발전이 무척 더딘 상태입니다. 돌봄을 독립적인 영역으로 키우려면 이런 상황을 해결해야만 합니다.

 

▲ 세 번째 문제 : 돌봄 대상자의 삶의 질

 

노인돌봄 질 향상

병원은 모든 환자들이 침대에 누워 지내는 게 원칙이며, 원래는 거동을 못 할 정도로 아픈 환자만 입원하는 곳이 병원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보조를 받아 걸음을 걸을 수 있는 환자들은 누워 지내면 건강이 더 나빠지게 됩니다. 처음 소개한 가상 사례의 할머니 같은 분들은 재활 운동을 병행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해 건강이 더 나빠진 경우에 해당됩니다.

 

돌봄을 별도의 영역으로 독립시켜 서비스의 질을 향상시키지 않으면, 돌봄 대상자들이 가장 큰 피해를 보는 셈입니다.

 

◆ 향후 돌봄 시설의 변화 전망

 

2023년 지역사회통합돌봄사업 지역케어회의

해외 선진국에서는 돌봄을 '시설'에 입소해서 받는 게 아니라, '가정'에서 받는 게 보편적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내가 살던 내 집에, 돌봄을 도와줄 인력이 잠시간 방문해서 생활을 보조해 주는 방식입니다.

 

이런 형태의 돌봄 제공을 지역사회 통합돌봄 혹은 커뮤니티 케어라고 부르는데, 시설을 벗어나 자유롭게 사회에서 생활하도록 보조하는 형태라 할 수 있습니다.

 

지역사회 통합돌봄 혹은 커뮤니티 케어

우리나라는 이렇듯 가정을 방문하는 형태의 돌봄이 그렇게 활성화되진 못한 상태입니다. 방문요양이라는 서비스가 제공되긴 하지만 우선 까다로운 장기 요양 등급 심사를 통과해야만 하는 건 마찬가지라서, 받을 수 있는 사람 자체가 그리 많지 않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대부분의 돌봄이 요양병원에서 제공되니 대상자는 더 적어지므로, 그러니 시장도 작고 발전도 느린 상태가 됩니다.

 

지역사회 통합돌봄

장기 요양 등급을 받아야만 돌봄을 이용할 수 있는 상황이 개선되고, 병원에서 명목상으로만 치료인 '돌봄'을 받는 상황을 해결한다면, 언젠가는 우리 사회의 돌봄도 선진국을 닮은 형태로 바뀔 수 있을 겁니다. 이것이 여러분들께서 꾸준히 관심을 갖고 지켜봐 주셔야 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가족 구성원 돌봄, 어디서부터 돌봐야 할까요?

 

가족 구성원 돌봄, 어디서 부터 돌봐야 할까요?

◆ '돌봄'의 의미 여러분들께서는 '돌봄'이라는 단어를 보면 무엇이 떠오르시나요? 순 우리 말이라서 단어 자체의 의미는 직관적으로 이해가 가는 한편, 각종 기사와 뉴스에서 말하는 '돌봄'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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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도움 : 어피티 머니레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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