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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은 대전에 가본 적 있으신가요? 언젠가부터 대전이 '노잼 도시'의 대명사가 되면서 조금은 복잡한 마음이 되었는데, 그랬던 대전이 요즘 인기 여행지로 뜨고 있다고 합니다.

 

◆ 대전이 '노잼 도시' 오명을 벗고 핫플레이스로 떠오른 이유

 

소제동 철도 관사촌은 대전의 대표적인 힙플레이스로 알려져 있다.

▶ 소제동 관사촌 : 일제강점기 철도 직원들을 위한 일본식 관사촌이었지만, 최근 세련된 카페와 음식점으로 탈바꿈하면서 대전의 대표적인 힙플레이스로 자리 잡았습니다.

 

▶ 성심당의 영향력 : 대전하면 떠오르는 대표적인 빵집 성심당이 전국적으로 유명해지면서, 대전을 방문하는 사람들이 늘었습니다. 성심당의 빵을 맛보러 오는 여행객들이 자연스럽게 대전의 다른 명소도 찾게 되었습니다.

 

▶ SNS와 밈 문화 : '노잼 도시'라는 이미지가 오히려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면서, 대전의 숨겨진 매력을 찾으려는 움직임이 생겼습니다. 특히 트위터와 인스타그램에서 대전 핫플을 소개하는 게시물이 많아지면서 방문객이 증가했습니다.

 

서울에서 KTX로 1시간이면 갈 수 있어 당일치기 여행지로 적합하다는 점도 인기 요인 중 하나

▶ 교통의 편리함 : 서울에서 KTX로 1시간이면 갈 수 있어 당일치기 여행지로 적합하다는 점도 인기 요인 중 하나였습니다.

 

▶ 특색 있는 음식 : 성심당 빵뿐만 아니라 칼국수, 두부두루치기 같은 대전만의 음식이 여행객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 '노잼 도시'의 탄생

 

성심당은 대전을 대표하는 관광 명소다. 2024년 6월20일 평일 낮에도 빵을 사려고 줄을 선 사람들

"성심당 빼곤 볼 게 없다"라는 얘기를 충청도식 간접화법으로 표현한 셈인데요. 2017년에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이후 소소하게 퍼지며 '대전 = 노잼 도시' 이미지가 굳어지는 데 한몫했다고 합니다.

 

논문 "대전은 어떻게 '노잼도시'가 되었나(2022)"에 따르면, 대전이 '노잼 도시'라는 단어와 본격적으로 엮이기 시작한 건 대략 2019년 이후부터입니다. 방송과 소셜미디어에서 대전이 노잼 도시로 끊임없이 소환되면서 이미지가 굳어졌다는 것입니다.

 

'노잼 도시'가 밈이 되고, 일종의 유머 코드로 자리 잡으면서 발생한 현상이 있는데, 바로 대전에 관광객이 늘고 있다는 것이 그 반증입니다.

 

대전 동구 소제동 대전역 동광장 인근에서 열린 '2024 대전 빵 축제'에 몰린 방문객

언젠가부터 트위터 타임라인에 '대전 핫플 스레드'가 심심치 않게 뜨더니, "알고 보니 재밌는 도시였네"라는 식의 기사가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이제는 대한민국 국민 중 모르는 사람이 없다는 성심당은 대전 밖에는 분점을 내지 않는 걸로도 유명한데, 대전에 가야만 맛볼 수 있는 성심당의 인기 메뉴를 소개하겠습니다.

 

 

▶ 튀김 소보로 : 1980년에 탄생한 빵으로, '튀소'로 잘 알려진 성심당의 대표 상품입니다. 소보로에 팥앙금을 넣어 튀긴 건데, 엄청난 인기에 힘입어 '튀소구마', '초코튀소'까지 나왔습니다.

 

대전 성심당 튀김소보로. 튀소 & 판타롱 부추빵

▶ 부추빵 : 빵과는 좀처럼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부추를 넣은 빵입니다. 튀소와 함께 성심당을 대표하는 메뉴로 큰 인기를 모으며 '튀소파'와 '부추파'가 나눠지기도 했다고 합니다.

 

▶ 보문산 메아리 : 촉촉한 페스츄리가 돌돌 말린 모양의 빵인데, 대전 사람이라면 소풍으로 안 가본 사람이 없을 보문산에서 이름을 따왔습니다. 튀소의 뒤를 이어 성심당의 레전드가 되어가는 중이라고 합니다.

 

◆ '노잼 도시'의 인기는 어디서 왔을까?

 

대전 성심당

한국관광공사의 '한국관광 데이터랩'에 따르면, 2023년 3월부터 올해 2월까지 대전을 방문한 사람은 1년 전보다 7.1% 늘었습니다.

 

연간으로 살펴보면 코로나19 이후인 2020년부터 2023년까지 대전 방문객 수는 연평균 5.8%씩 늘었으며, 최근 대전 여행을 다녀온 뉴닉 마케터 데이는 이렇게 단언하기도 했습니다.

 

지인들 사이에서도 "빵 먹으러 대전 아직 안 가봤어?" 하는 말이 나올 정도예요. 지금 시점에서 가장 핫한 국내 여행지는 대전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쯤 되면 사람들이 왜 '노잼 도시' 대전으로 달려가는 건지 궁금해지는데, 우선 전국 어디서든 거리가 비교적 가깝다는 게 하나의 이유로 꼽힙니다.

 

특히 서울에서는 KTX로 1시간이면 갈 수 있어서 당일치기 여행도 얼마든지 가능하고, 실제로 2022년 대전 관광객 1,500명 중 99%가 당일 여행객이었을 정도라고 합니다.

 

◆ 대전에 가면 꼭 먹어봐야 할 음식

 

두부두루치기는 대전에서만 먹는 음식

대전에 가면 꼭 먹어봐야 할 음식, 성심당 빵 말고도 또 있습니다. 바로 대표적인 밀가루 요리인 칼국수와 두부두루치기. 특히 두부두루치기는 대전에서만 먹는 음식입니다.

 

다 먹은 뒤에 남은 칼칼한 양념에 칼국수 사리를 꼭 넣어서 먹어야 합니다. 광천식당 vs. 진로집으로 파벌이 갈리는데, 둘 다 각자의 개성이 있다고 합니다.

 

오히려 '노잼 도시'이기 때문에 사람들이 대전에 간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논문 "대전은 어떻게 '노잼 도시'가 되었나''의 저자, 대전 세종연구원 주혜진 선임 연구위원이 뉴닉과의 인터뷰에서 한 말인데, 이게 무슨 얘기냐면 아래와 같습니다.

 

"대전이 '노잼 도시'라는 게 하나의 밈이 되면서, 소셜미디어 사용자들이 밈을 가지고 노는 방식으로 대전에 방문하기 시작했습니다. 성지순례처럼 대전을 방문하고, 인증하는 겁니다."

 

대전 장태산∼금산 진산성지 순례길 걷는 탐방객

뉴닉 마케터 데이도 비슷한 얘기를 했습니다. "대전이 '노잼 도시'라는 얘기는 예전부터 알고 있었는데, 트위터에 계속 뜨니까 가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라는 것입니다.

 

2019년 대전광역시는 '노잼 도시'라는 이미지를 거꾸로 관광 홍보에 활용하기도 했습니다. '기승전 성심당' 알고리즘을 대신할 알고리즘을 만들어 달라며 공모에 나선 것입니다.

 

한 발 더 깊이 들어가서 생각해 보면, '노잼 도시' 대전을 비롯한 비수도권 지역이 여행지로서 소비되는 방식을 한번쯤 돌아볼 필요도 있습니다.

 

주 연구위원은 대전을 방문한 사람들이 "몇 군데 스팟만 방문하고 떠나는 휘발적인 경험"만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는 단순히 거리가 가까워서 당일치기로 여행을 다녀오는 것과는 조금 다른 차원의 얘기라고 합니다.

 

대전의 대표적 근대 건축물인 옛 충남도청은 국립현대미술관 대전관으로 바뀔 예정이다.

대전뿐 아니라 지역으로 여행을 떠나는 분들 중에는 "여기서는 이것만 보면 된다"라고 생각하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장소를 즐기는 방법이 다양하거나 깊지 않은 것입니다.

 

어디를 가야 하고, 뭘 먹어야 한다는 게 어느 정도 정해져 있고, 그걸 '가성비 있게' 즐기는 게 지역의 도시를 소비하는 요즘 패턴인 것 같습니다. 이건 사람들이 서울을 대하는 것과는 조금 다른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주 연구위원은 "서울은 상당히 구체적으로 장소가 설명되고 묘사되지만, 지역은 그렇지 않다"라고도 했습니다. 예를 들어 서울 지하철 2호선을 타고 당산역에서 합정역으로 가면서 찍은 노을 사진은 서울에 살지 않아도 많이들 알고 있지만, 지역은 그 정도로 구체적으로 인식되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지역의 다양한 관광상품이 개발되는 건 좋은 일이지만, 지역이라는 공간이나 지역 정체성에 대한 이해도 함께 깊어질 필요가 있다는 겁니다.

 

자료 제공 : 뉴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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