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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대출 잡기 위해 여전히 '금리인상' 기조 유지

 

은행 대출 더 깐깐, 돈을 세는 은행원

미국이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0% p 내리는 '빅컷'을 결정하고, 유럽과 중국 등 주요국에서도 기준금리를 낮추며 경기부양에 나서고 있습니다. 이렇게 기준금리가 낮아지면 대출금리도 낮아질 거라 기대하게 되는데, 국내 사정은 정반대입니다.

 

KB국민은행, 신한은행, 우리은행 등 은행권에서는 주택담보대출과 전세 자금 대출, 신용대출 등 가계대출 금리를 올리겠다고 밝혔습니다. 이전부터 가계대출 증가세를 막기 위해 대출 문턱을 높여 왔는데, 약 한 달간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가 최근 다시 금리 인상에 불을 붙이기 시작한 것입니다.

 

◆ 유럽, 2024년 10월에 또 금리 인하 유력

 

유럽중앙은행(ECB)이 2024년 10월에도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 높다.

유럽중앙은행(ECB)이 2024년 10월에도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유로존의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ECB가 경기 부양을 위해 추가 금리 인하를 단행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9월에 이어 10월에도 금리를 0.25% p 인하할 가능성이 80%에 달한다고 합니다. 이는 유로존의 물가상승률이 목표치인 2%를 밑돌고, 경제 지표들이 부진한 상황을 반영한 것입니다.

 

▶ 주요 내용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9월 29일(현지시간) 주요 금융사 전문가들을 인용해, 유로존의 유럽중앙은행(ECB)이 오는 10월에 2개월 연속으로 금리 인하에 나설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올해 ECB의 금리 결정 회의는 10월 17일, 12월 12일을 포함해 2번 남았습니다.

 

ECB는 9월에 금리를 내린 다음에도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습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는 추가 인하에 대해 "미리 결정하지 않는다"라며, 새로운 "경제 지표와 금리 회의에 따라 판단하겠다"라고 강조했습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의 유럽중앙은행(ECB)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9월 중순만 하더라도 ECB의 2 연속 금리 인하 가능성이 낮았다며, 전문가 대부분이 12월 인하를 기대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시장에서는 미국의 연방준비제도(연준)가, 9월 18일에 0.5% p에 달하는 대규모 금리 인하(빅컷)에 나서자 ECB의 다음 행보에 주목했습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와 접촉한 전문가들은 미국의 방향보다 유로존의 허약한 경제 상황을 지적하며, 금리 인하를 통한 경기부양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 중국, 2024년 10월 주택 대출 금리 평균 0.5% p 인하

 

중국 은행 내 모습

경제 회복 둔화 속에 시중 유동성 공급과 정책금리 인하 등 경기부양에 나선 중국 중앙은행이 침체한 부동산 시장 활성화를 위해, 10월 말까지 시중은행들의 기존 부동산 대출금리를 평균 0.5% p 인하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이는 부동산 시장을 활성화하고 경기부양을 위한 조치로, 생애 첫 주택뿐만 아니라 두 번째 및 그 이상의 주택에도 적용됩니다.

 

이번 금리 인하는 중국의 주요 상업은행들이 10월 31일까지 시행할 예정이며, 각 은행은 10월 12일까지 구체적인 금리 조정 방안을 발표할 계획입니다. 이러한 조치가 중국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지켜보는 것도 흥미로울 것 같습니다.

 

▶ 주요 내용

 

중국인민은행 전경

9월 29일 관영 신화통신과 중국중앙 TV(CCTV) 등에 따르면, 중국인민은행은 이날 시중은행들이 모인 '시장 금리 결정 자율 메커니즘'이 이런 내용의 금리 조정 이니셔티브를 발표하게 지도했습니다.

 

이 방안은 상업은행들이 10월 31일 전까지 '대출우대금리(LPR-0.3% p)'를 넘는 기존 부동산 대출금리를 'LPR-0.3% p' 수준으로 낮춰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중국 상업은행

인민은행은 금리 인하 조치가 생애 첫 주택뿐만 아니라 두 번째와 그 이상 주택에도 적용되며, 18개 전국 범위 상업은행이 원칙적으로 10월 12일까지는 각자의 금리 조정 세부 사항을 발표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앞서 판궁성 인민은행장은, 지난 24일 금융당국 합동 기자회견에서 기존 주택 대출 금리를 신규 금리와 맞추겠다는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판궁성 인민은행장

그는 당시 은행 지급준비율(RRR·지준율) 0.5% p 인하와 정책금리 0.2% p 인하를 포함한 경기부양 패키지를 발표하면서, 정책금리 조정에 따라 LPR과 예금금리 등도 0.2~0.25% p 낮아질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인민은행 데이터를 보면, 올해 7월 말 기준 전체 부동산 대출 가중 평균 금리는 약 4.06% 수준이고, 올해 1~8월 신규 부동산 대출금리는 이보다 낮은 평균 3.61%였습니다. 중국에서 주택 대출의 기준이 되는 5년물 LPR은 지난 7월 3.85%로 인하된 뒤 현재까지 유지 중입니다.

 

아울러 인민은행은 이날 부동산 대출 시 납부해야 할 최저 계약금 비율을 15%로 낮추겠다고 한 지난 24일 판 행장의 언급 역시 공식화했습니다. 부동산 대출 한도가 집값의 85% 선까지 올라가는 셈이 됩니다.

 

◆ 한국, 시중은행 대출금리 인상 '고심'

 

KB 국민은행 거래 모습

2분기 들어 은행권에서 대출금리를 높이고, 대출 조건을 강화하면서 가계대출 증가 폭은 다소 누그러진 상태입니다. 지난 9월 5대 은행 가계대출 증가 폭은 약 4조 원으로 8월(약 9조 원)에 비해 절반 가까이 줄었습니다.

 

문제는 "어떤 대출 중심으로 가계대출이 줄었냐"하는 것입니다. 부동산 시장 과열을 억제하는 것도 정부의 과제인데, 지난 9월 주택 구입용 주택담보대출은 크게 줄지 않았습니다. 한창 부동산 시장이 뜨거웠던 7~8월에 이뤄진 매매 관련 대출이 시차를 두고 9월에 실행됐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습니다.

 

▶ 주요 내용

 

9월 5대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증가액이 약 4조 원에 그쳐 증가 속도 감소, 대출 상담 모습

9월 5대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증가액이 약 4조 원에 그쳐 증가 속도가 크게 줄었습니다. 주택담보대출 증가액도 4조 5,000억 원 수준에 머물렀습니다.

 

다만, 정책모기지를 합산해 '신규 취급된 주택 구입 목적'을 별도로 집계한 주택담보대출 총액은, 7조 8,466억 원이 늘어 아직 '영끌' 대출이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이에 시중은행들은 대출 가산금리를 높일지 고심하고 있습니다.

 

9월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지난 26일까지 5대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729조 4,918억 원을 기록했습니다. 지난달 말 725조 3,642억 원보다 4조 1,276억 원이 늘어났는데, 8월 증가 폭 9조 6,259억 원에 비하면 43% 수준입니다.

 

5대 은행 가계대출, 주담대 잔액 추이(2023년 10월 5일 시점)

같은 기간 주담대도 4조 5,457억 원이 늘어나, 역대급 증가액을 기록한 8월의 8조 9,115억 원의 51%에 그쳤습니다. 신용대출은 지난달 말보다 1,295억 원 뒷걸음쳤습니다.

 

8,494억 원이 불어났던 8월과는 대조적인 모습으로, 시중은행들이 주담대, 생활 안정 자금, 마이너스통장, 신용대출 등 실수요 목적이 아닌, 대출 한도를 집중적으로 줄인 결과입니다.

 

하지만 5대 시중은행의 주택 구입용 신규 주담대 총액은 7조 8,466억 원으로 집계됐습니다. 개별대출, 집단대출, 정책모기지 주담대를 합산한 것으로 은행권이 '영끌' 추이를 판단하는 지표로 활용됩니다.

 

5대 시중은행의 주택 구입용 신규 주담대 총액은 7조 8,466억 원으로 집계

이에 시중은행들은 금융당국의 비가격적 가계대출 관리 방안 주문 이후, 멈췄던 주담대, 전세대출 금리 조정에 나서고 있습니다. 신한은행은 다음 달 4일부터 주담대 금리를 상품에 따라 0.10~0.20% p, 전세 자금은 만기·보증기관에 따라 0.10~0.45% p 올린다고 합니다.

 

우리은행도 10월 2일부터 아파트담보대출의 경우, 5년 변동은 0.20% p, 신규 코픽스 6개월·12개월 기준 0.20% p, 신잔액 코픽스 6개월·12개월은 0.15% p 각각 인상한다고 합니다. KB국민은행도담대 등의 금리 인상을 검토하고 있다고 합니다.

 

앞서 시중은행들은 지난 7월과 8월 주담대 금리를 22차례 인상했다가, 금융당국의 비판에 유주택자의 주담대 대출을 중단하고 주담대 한도를 줄이는 고강도 가계대출 관리 방안을 쏟아냈습니다.

 

아파트 단지 조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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