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밀리레스토랑의 부활 이유

패밀리레스토랑의 유래와 역사적 트렌드

 

2,000년대주름잡았던 패밀리레스토랑은 어디로?

트렌드는 정말 빠르게 바뀌게 됩니다. 한때 엄청나게 핫했던 게 촌스러워 보이기도 하고, 더 나아가 아예 자취를 감추기도 하니까요.

 

그런가 하면 이제 한물간 것처럼 여겨지던 게 갑자기 부활하는 일도 종종 벌어지기도 합니다. 패밀리레스토랑은 그런 트렌드의 부침을 모두 겪은 대표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추억의 패밀리레스토랑

패밀리레스토랑이라는 말을 듣자마자 과거의 추억을 떠올리는 사람도 있을 겁니다. 한때 국내 외식 트렌드를 이끌었던 게 바로 패밀리레스토랑입니다.

 

어느 순간 더 이상 사람들이 찾지 않는 곳이 되면서 잘 나가던 패밀리레스토랑들이 줄줄이 문을 닫아버렸습니다. 하지만 뜻밖에도 최근 부활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데, 오늘은 흥망성쇠를 겪고 다시 돌아오고 있는 패밀리레스토랑 트렌드를 살펴보기로 하겠습니다.

 

그 많던 패밀리 레스토랑 어디로 갔나? 줄줄이 폐점

◆ 패밀리레스토랑의 등장과 전성기, 그리고 몰락

 

▶ 패밀리레스토랑의 등장(1980년대 후반)

 

패밀리레스토랑의 등장(1980년대 후반)

패밀리레스토랑은 스테이크나 파스타 같은 서양 요리를 파는 캐주얼한 식당으로, 1980년대 후반 처음 우리나라에 소개됐습니다.

 

돈가스를 파는 경양식집과 피자·햄버거 레스토랑이 그에 앞서 차례로 들어오며, 서양식 식습관이 이미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은 때였습니다.

 

'패밀리레스토랑'은 대표적인 가족 외식 장소이자 '고급진' 양식 메뉴를 찾는 젊은 층의 필수 데이트 코스로 꼽히기도 했습니다.

'패밀리레스토랑'이라는 이름처럼 대표적인 가족 외식 장소였습니다. 나름 '고급진' 양식 메뉴를 찾는 젊은 층의 필수 데이트 코스로 꼽히기도 했습니다.

 

패밀리레스토랑은 그때만 해도 쉽게 접할 수 없었던 양식 요리를 메인으로 하는 데다, 격식을 차릴 필요 없이 온 가족이 편하게 갈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인기를 끌었습니다.

 

패밀리레스토랑은 격식을 차릴 필요 없이 온 가족이 편하게 갈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인기를 끌었습니다.

메인 디쉬와 샐러드바, 다양한 음료로 구성된 메뉴와 넓은 매장, 그리고 여유로운 주차 공간, 이국적이면서도 활기찬 분위기가 특징이었습니다.

 

1995년 한 신문 기사는 "넓은 매장과 산뜻한 복장의 종업원들이 눈길을 끈다"라거나 "독특한 테마와 색깔, 인테리어로 한껏 외양을 과시하고 있다"라는 식으로, 당시 막 뜨고 있던 패밀리레스토랑을 소개하기도 했습니다.

 

▶ 패밀리레스토랑의 전성기(1990~2000년대)

 

1990년대 초반 국내에 문을 연 서구식 패밀리 레스토랑 ‘T.G.I.Faiday’s.

1990~2000년대는 패밀리레스토랑의 전성기였습니다. TGI Fridays(TGIF)*와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아웃백), 베니건스, 씨즐러, 마르쉐 같은 외국계 브랜드가 국내에 속속 진출했고, 빕스(VIPS)나 세븐스프링스, 애슐리 같은 국내 브랜드도 등장했던 것입니다.

 

* TGI Fridays(TGIF) :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미국 레스토랑 체인

 

한때 관련 브랜드가 20여 개에 달하고, 연 매출 1,000억 원을 찍는 브랜드가 등장했을 정도로 패밀리레스토랑은 당시 국내 외식업계의 트렌드를 주도했습니다.

 

▶ 패밀리레스토랑의 몰락(2010년대)

 

약 두 달 반 동안 문 닫은 매장 수는 2015년 11월 초 기준 아웃백 전체 매장(109개)의 31.2%에 달한다. 영업 종료 매장에는 명동중앙점·청담점 등 도심 대형 매장이 대거 포함됐다. 한가한 아웃백 매장 모습

하지만 2010년대 들어 패밀리레스토랑의 몰락이 시작됩니다. 원인은 여러 가지가 꼽히는데, 가장 많이 언급되는 건 인구구조의 변화입니다.

 

① 인구구조의 변화

 

1인 가구 증가와 함께 떠오른 '혼밥' 트렌드는, 패밀리레스토랑과 정반대 편에 서 있었던 셈이 됩니다.

1인 가구가 늘면서 최소 3~4명은 가야 다양한 메뉴를 시키며, 제대로 즐길 수 있는 패밀리레스토랑의 인기가 시들해졌다는 겁니다. 1인 가구 증가와 함께 떠오른 '혼밥' 트렌드는, 패밀리레스토랑과 정반대 편에 서 있었던 셈이 됩니다.

 

② 미식에 대한 관심 상승

 

미식에 대한 관심 상승

또한, 미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예전보다 훨씬 다양한 나라의 다양한 음식이 들어오고, 그에 맞춰 사람들의 입맛 수준도 올라갔기 때문입니다.

 

③ 개성이 뚜렷한 '진짜 맛집' 탐방

 

개성이 뚜렷한 '진짜 맛집'을 찾아 나서기 시작

사람들이 천편일률적인 메뉴로 구성된 패밀리레스토랑을 찾는 대신, 개성이 뚜렷한 '진짜 맛집'을 찾아 나서기 시작한 것이었습니다.

 

④ 경기 불황에 따른 소비의 자제 분위기 편승

 

패밀리레스토랑의 몰락, 2030 "같이갈 사람도, 돈도 없어요" (2017년)

경기 불황으로 얇아진 소비자들의 지갑도 몰락을 부추겼습니다. 패밀리레스토랑은 메뉴 가격대가 비교적 높은 편이었습니다. 경기 불황이 길어지면서 모처럼 '기분을 내려고' 가는 패밀리레스토랑이 직격탄을 맞은 겁니다.

 

⑤ 건강식에 대한 관심 상승

 

건강식에 대한 관심 상승과 가격할인에 따른 패밀리레스토랑의 인기가 사그라들었다.

아울러, 건강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칼로리 높은 메뉴 위주인 패밀리레스토랑의 인기가 사그라들었다는 말도 나오고 있었습니다.

 

한 시대를 풍미했던 패밀리레스토랑은 그렇게 자취를 감추기 시작했습니다. TGIF는 60여 개에 달했던 매장이 지금은 14개로 확 줄었습니다.

 

국내에서 가장 많은 매장 수(110개)를 찍었던 아웃백은 현재 80여 개 매장을 운영 중

국내에서 가장 많은 매장 수(110개)를 찍었던 아웃백은 현재 80여 개 매장을 운영 중이고, 하향곡선을 그리다가 아예 철수한 곳도 많아졌습니다.

 

 

마르쉐(2013), 씨즐러(2013년), 토니로마스(2014년), 베니건스(2016년) 등이 화려했던 시절을 뒤로하고 역사 속으로 사라진 것입니다.

 

◆ 패밀리레스토랑의 부활(2023~2024년부터)

 

패밀리 레스토랑의 귀환, 전성기 다시 맞은 비결은?. 2000년대 초반, 한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주문을 받고 있는 모습.

그런데 10여 년이 지난 지금, 패밀리레스토랑이 부활하고 있다는 말이 나오고 있습니다. 조금 의아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 자세히 살펴보면 사실 여기에는 꽤 많은 이야기가 담겨 있다고 보입니다.

 

▶ 패밀리레스토랑의 부활 이유

 

2023~2024년부터 패밀리레스토랑 다시 인기, "가성비 오히려 좋아"

패밀리레스토랑이 다시 뜬다는 얘기가 나온 건 2023~2024년부터입니다. 지금까지 살아남은 아웃백과 빕스, 애슐리 등의 매출이 상승곡선을 그리기 시작한 것입니다.

 

아웃백은 2023년 4,500억 원대 매출을 찍으며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했고, 빕스도 2023년 사상 최대 453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습니다. 애슐리퀸즈는 2024년 매출 4,000억 원을 돌파하며 역대 최고를 찍었습니다.

 

① 가성비

 

고물가에 ‘가성비’ 주목, ‘노키즈존’ 대안으로도 떠올라...썬앳푸드가 28년 만에 새롭게 출점한 패밀리레스토랑 캐롤스.(썬앳푸드 제공)

패밀리레스토랑의 부활 이유로는 뜻밖에도 '가성비'가 가장 먼저 꼽힙니다. 외식 물가가 오르면서 요즘에는 점심값도 1만 원은 기본이고, 외식으로 기분 한 번 내려면 1인당 3~4만 원은 기본적으로 들어갑니다.

 

그 덕분에 그동안 비싸다는 평가를 받았던 패밀리레스토랑이 오히려 저렴해 보이게 된 거라고 볼 수 있습니다.

 

육즙 가득 질 좋은 고기와 함께 수십가지의 샐러드! 패밀리레스토랑의 변화가 인기비결이 되었다.

패밀리레스토랑에서는 수십 가지의 메뉴와 샐러드, 음료까지 즐길 수 있고, 통신사·카드 할인 등을 받으면 의외로 꽤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애슐리퀸즈의 평일 점심 뷔페(1만 9,900원)는 요즘 같은 고물가 시대에 가성비가 좋다는 평가가 나온다고 볼 수 있습니다.

 

② 고급화 전략

 

아웃백이 야심차게 출시한 ‘인피니티 킹마호크 스테이크’는 이름 그대로 기존 토마호크 스테이크를 넘어선 압도적인 비주얼로 아웃백의 노하우를 담아 기존 토마호크 부위와 그 위에 자리한 꽃갈비살까지 포함된 희소성 높은 부위만을 정형해 매일 한정된 수량만 판매한다.

반대로 '고급화' 전략이 통한 사례도 있습니다. 스테이크를 주메뉴로 삼는 아웃백이 대표적입니다. 아웃백은 냉동 고기 대신 유통·관리가 까다로운 냉장고기로 교체하며, 음식의 품질을 끌어올리는 데 집중했습니다.

 

시그니처 스테이크 메뉴를 선보이며 차별화를 시도했고요. 2016년 아웃백을 인수한 사모펀드 '스카이레이크'는 이런 고급화 전략을 통해 매출·영업이익을 끌어올렸습니다.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의 신규 캠페인 TV광고 스틸 이미지.(Bhc그룹 제공)

'스카이레이크'는 약 5년 만에 인수 가격의 4배 넘는 돈을 받고 치킨 프랜차이즈 bhc에 아웃백을 매각했습니다. 아웃백은 bhc 아래에서도 매년 성장을 거듭하는 중에 있습니다.

 

CJ푸드빌이 운영하는 빕스도 창립 25주년이던 2022년부터 고급화 전략을 추구했습니다. 기존 매장 중 수익이 안 나는 곳은 문을 닫고, 핵심 상권에 위치한 곳은 고급화 매장인 '빕스 프리미어'로 리뉴얼한 것입니다.

 

CJ푸드빌이 운영하는 빕스도 창립 25주년이던 2022년부터 고급화 전략을 추구했습니다.  2022년 5월2일 CJ푸드빌 김찬호 대표(왼쪽 네 번째)가 서울시 중구 CJ푸드빌 본사 앞에서 직원들과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날 CJ푸드빌은 올해를 ESG경영 원년으로 선포했다.(CJ푸드빌 제공)

스테이크 등 시그니처 메뉴를 개발하는 한편, 이런 특화 매장에서는 샤퀴테리와 와인, 치즈 등을 선보이며 메뉴를 한층 고급화했고, 그 결과 리뉴얼된 매장들은 실제로 매출이 크게 늘었다고 합니다.

 

③ 다양한 연령대 소비자에게 어필

 

패밀리레스토랑의 반격,  이름 빼고 다 바꾼다. 패밀리레스토랑 업체들이 옛 영광을 되찾기 위해 새로운 콘셉트를 적용하는 등 다양한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사진은 월드푸드마켓을 처음 도입한 빕스 홍대점 전경.

패밀리레스토랑이 다양한 연령대의 소비자에게 어필한다는 점도 인기 요인으로 꼽혔습니다. 널찍하고 깨끗한 매장과 다양한 구성의 메뉴 덕분에 가족 외식은 물론 직장인들의 점심 회식, 학생들의 생일파티, 계 모임 등 각종 단체 식사 모임 장소로 인기라는 것입니다.

 

'노키즈존'이 늘고 있는 상황에서 다른 손님의 눈치를 볼 필요 없이, 아이들과 편하게 방문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

'노키즈존'이 늘고 있는 상황에서 다른 손님의 눈치를 볼 필요 없이, 아이들과 편하게 방문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라고 합니다.

 

패밀리레스토랑들이 교외 매장을 줄이는 대신, 쇼핑몰 등 핵심 상권에 매장을 집중하며 접근성도 높아졌습니다.

 

◆ 마무리

 

외식업처럼 트렌드에 민감한 분야가 또 없는 것 같습니다. 우리의 입맛도 바뀌고, 사회나 문화도 계속 바뀌니까요.

생각해 보면, 외식업처럼 트렌드에 민감한 분야가 또 없는 것 같습니다. 우리의 입맛도 바뀌고, 사회나 문화도 계속 바뀌니까요.

 

한때 전국 곳곳에 생겨났던 한식뷔페가 지금은 자취를 감춘 게 떠오르기도 합니다. 앞으로의 외식업 트렌드는 또 어떻게 바뀔지 궁금해지기도 합니다.

 

한때 전국 곳곳에 생겨났던 한식뷔페가 지금은 자취를 감춘 게 떠오르기도 합니다.

쉴 새 없이 뜨고 지는 수많은 트렌드 속에서 우리는 새로운 걸 경험하게 되겠지요? 패밀리레스토랑처럼 지나간 줄로만 알았던 트렌드가 돌아오는 걸 보면, 삶의 어느 시절을 함께하며 기억 속 한 자락으로 남은 트렌드가 언제 다시 돌아올지도 모르는 일이기도 합니다.

 

애슐리퀸즈 샐러드바(사진=이랜드이츠) / 아웃백 스테이크하우스 토마호크 스테이크(사진=bhc그룹)

막 오른 '패밀리 레스토랑' 제 2의 전성기, 고급화 전략 통했다.

자료 제공 : 뉴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