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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이 예·적금보다 안전하다고?
채권이 무조건 더 안전하다는 건 오해입니다. '예금보다 안전하다는 것이 채권의 큰 장점'이라는 식의 이야기를 접해 본 적 있으신가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이는 반은 맞고, 반은 틀린 이야기입니다. 채권 중에는 예금보다 안전한 채권이 있고, 예금과 위험이 동일한 채권이 있고, 예금보다 위험한 채권도 있습니다.
먼저, 국가에서 발행한 국채와 국가가 소유한 공기업이 발행한 채권은 예금보다 안전합니다. 국가는 원리금을 미지급할 위험이 없고, 한국전력이나 가스공사같이 정부가 소유한 공기업은 나라에서 재정을 지원해 줄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 예금 위험과 유사한 은행 발행 채권
은행에서 발행한 채권은 예금과 위험이 거의 유사합니다. 만약 은행이 부도가 나면 예금자와 채권자 모두 원리금을 돌려받을 가능성이 낮아지게 됩니다.
일반적으로 민간 기업은 은행보다 더 위험합니다. 신한은행, 국민은행 같은 우리나라 시중은행들은 수익성도 좋고 우량한 부동산 담보 위주로 대출을 해주기 때문에 부도 위험이 극히 낮습니다.
하지만 일반 기업들의 신용도는 SK텔레콤 같은 초우량 기업부터 상대적으로 부채 비율이 높은 건설업종 기업까지 다양하게 분포합니다.
은행 예금의 경우 각 은행당 5,000만 원까지는 예금자보험제도를 통해, 국가에서 원금과 이자 지급을 보증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5,000만 원까지는 예금이 은행채보다 더 안전하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은행별로 5,000만 원씩 분산 예치하면, 꽤 큰 금액을 국가 보증하에 보관할 수 있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 은행은, 정부 규제하에 매우 안전하게 운영되기 때문에 은행이 발행한 채권은 위험이 극히 낮습니다.
◆ 예금자 보험제도
한국의 예금자 보험제도는 금융기관이 파산할 경우 입금자의 예금을 일정한 한도 내에서 보호하는 제도입니다. 이는 입금자가 금융기관에 예금한 자금이 안전하다는 신뢰를 제공하고, 금융 시스템의 안정성을 유지하는 데에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예금자 보험제도는 금융회사와 금융상품에 대한 보호 한도를 정해두어, 입금자들이 안심하고 예금을 보관할 수 있도록 합니다. 금융기관이 파산하더라도 일정 금액 이하의 예금은 보호되므로, 입금자들은 이를 통해 금융 시스템의 안정성을 더욱 믿을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채권을 발행하는 민간 기업은 규모가 중견기업 이상입니다. 기업이 발행한 채권의 원리금을 지급하지 않으면, 모든 금융 거래가 중단되고 사업을 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원리금 상환은 기업의 최우선 순위이며, 신용위험이 있는 회사채 투자도 주식 투자보다는 훨씬 안전한 투자라고 볼 수 있습니다.
◆ 채권의 신용위험 이해하기
지금까지 설명해 드린 내용을 정리하면 채권은 국채, 공기업 채권, 은행채, 회사채 순으로 안전합니다. 하지만 개인이 채권에 투자할 때, 발행 기업 이름만 가지고 위험도를 판단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래서 채권발행자의 신용도를 객관적으로 판단하기 위한 신용등급이 존재합니다. 신용평가사는 기업의 채무상환 능력을 평가해서 채권발행자의 신용위험에 등급을 부여합니다.
▶ 신용평가사란?
대부분의 국가에서 신용평가사라 불리는 민간 기업이 채권발행자에 신용등급을 매기고 있습니다. S&P, 무디스, 피치 3개 회사가 글로벌 신용등급을 매기는 가장 유명한 회사입니다. 위 세 개 회사는 민간 기업뿐 아니라 국가에도 신용등급을 부여하는 걸로 유명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한국기업평가, NICE신용평가, 한국신용평가 3개 회사가 신용등급을 만들고 있습니다. 글로벌 신용등급과 우리나라 국내 신용등급은 관행과 체계가 완전히 달라서 서로 비교가 불가능합니다. 동일한 기업에 대해 글로벌 신용평가사가 국내 신용평가사보다 더 엄격하게 신용등급을 부여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 우리나라와 글로벌 신용평가사의 신용등급 평가 방법
예를 들어, 우리나라 신용평가사들은 한국 국채 신용등급을 AAA보다 높은 무위험 등급으로 분류하지만 S&P와 무디스는 우리나라 국가 신용등급을 AA급으로 평가합니다.
또, 대표적인 한국의 글로벌 기업인 현대 자동차의 경우에도 한국의 신용평가사들은 AA+ 등급을 부여했지만, 무디스와 피치는 A등급을 부여했습니다. 이렇듯 같은 국가와 기업을 두고 국내 신용평가 등급과 해외 신용평가 등급이 2~3단계 정도 차이가 납니다.
신용평가사마다 기업의 부도 가능성을 평가하는 방법과 체계가 다릅니다. 따라서 동일한 채권발행사도 평가사마다 신용등급이 다른 경우가 있습니다. NICE신용평가는 현대자동차를 AAA급으로 평가했지만, 한국기업평가와 한국신용평가는 AA+급으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채권 투자에서 신용등급은 꼭 확인해야 할 요소입니다. 신용등급에 따라 채권의 금리가 달라질 뿐만 아니라, 원리금 상환 가능성도 차이가 커지게 됩니다.
따라서 개별 채권에 투자할 때는 해당 채권의 신용등급을 꼼꼼히 점검하고, 가능하면 해당 회사의 신용등급이 과거에 어떻게 변해왔는지 추이도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신용등급이 장기간 하락세를 그리고 있는 회사는, 산업에 부정적인 변화가 있거나 기업 내부적인 문제를 안고 있을 가능성이 높으므로 투자에 유의해야 합니다.
▶ 기업의 신용등급 확인
기업의 신용등급은 쉽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한국기업평가, 한국신용평가, NICE신용평가는 기업들의 신용평가 보고서를 홈페이지에서 무료로 제공하고 있답니다.
또, 현재 신용등급과 과거 추이까지 한눈에 보여줍니다. 개별 채권 투자 전에는 신용평가사에서 제공하는 보고서를 꼼꼼히 읽는 습관을 들이는 것을 권합니다.
◆ 신용등급 해석하는 방법
대한민국 정부와 한국은행이 발행한 채권은 신용위험이 없는 것으로 간주하기 때문에 등급을 부여하지 않습니다. 정부채의 신용 등급란은 관행상 RF(Risk-Free)라고 표기하거나 공란으로 비워두고 있습니다. 한국신용평가사의 신용등급은 AAA 등급에서 D 등급까지 있습니다.
▶ AAA 등급 기업
AAA 등급 기업들은 한국전력 같은 국가 소유 공기업과 신한은행, 국민은행 같은 초우량 금융기관, SK텔레콤 같은 초우량 민간 기업으로 구성됩니다. AAA 등급은 부도 위험이 거의 없는 것으로 볼 수 있으며, 이미 부도가 난 회사는 D 등급을 부여받습니다.
▶ AA 등급 기업
AA 등급 기업은 주로 우량 대기업들입니다. 이마트, 롯데같이 많은 부동산을 보유한 유통업체와 S-OIL, GS칼텍스 같은 정유회사들이 AA 등급을 받고 있습니다. AA 등급 회사들은 위험하지 않고 금리도 국채보다 높아서 개인투자자들이 관심을 가져볼 만합니다.
▶ A 등급 기업
A 등급부터는 투자에 주의가 필요합니다. A급 기업 중에도 대기업이 많고, 부도가 나는 일은 거의 없지만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가 가끔 있기 때문에 투자하기 전에 꼼꼼하게 살펴봐야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A 등급 이하는 개인투자자들에게 추천하고 싶지 않습니다.
채권은 신용등급이 높을수록 위험이 낮기 때문에 이자 수익도 낮습니다. 위험이 없는 국채 수익률이 가장 낮고, 신용위험이 커질수록 위험에 대한 보상으로 금리가 더 높은 경향이 있습니다.
▶ BBB 등급 이하
BBB 등급 이하 채권은 금리가 10%를 넘는 경우도 있지만, 금리가 높은 만큼 채무불이행 위험도 높아진다는 점을 명심하셔야 합니다.
신용등급이 낮을수록 경기 침체기에 채권 가격이 크게 하락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경기 침체기에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나타나서 신용등급이 높은 채권의 수요가 커집니다.
그래서 국채와 신용등급이 높은 채권의 가격이 오르게 되는데, 신용등급이 낮은 회사일수록 경기가 악화될 때 영업이익과 재무 상태가 급격히 악화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국채 가격이 오를 때도, 신용등급이 낮은 회사는 부도 가능성 상승으로 가격이 하락할 수도 있습니다.
신용등급이 높을수록 채권의 유동성도 높습니다. 국채의 경우 유통 시장에 다수의 매도자와 매수자가 항상 존재하기 때문에 필요할 때 언제나 매도하거나 매수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신용등급이 낮은 채권은 매수자가 나타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에, 매도에 며칠에서 몇 주까지 시간이 걸리기도 합니다. AA 등급 이상은 유동성이 높은 편이고, A 등급 이하는 유동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투자에 주의가 필요합니다.
자료제공 : 어피티 머니레터
※ 함께 읽어보면 도움되는 채권 투자방법(채권 투자편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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