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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사람들은 유튜브 뭐 보지?
"다른 사람들은 유튜브 뭐 보지?", "요즘 유튜브에서는 뭐가 유행이지?" 하는 궁금증이 들었던 적, 혹시 없나요?
"이 채널 엄청 재밌어", "요즘은 이게 유행이야" 하는 사람은 많지만, 나만의 유튜브 알고리즘을 벗어나서 요즘 유튜브에서 진짜 핫한 게 뭔지 알려주는 곳은 많지 않습니다.
"내 알고리즘 밖의 '진짜 유행'이 궁금해"하는 분들을 위해 준비했습니다. 유튜브 컬처 & 트렌드 매니저로 일하고 있는 허승하 매니저님의 '유튜브 트렌드 모음집'입니다.
지난 몇 달 동안 유튜브에서 어떤 영상이 핫했는지, 이런 유행의 배경에는 어떤 변화가 있는지 짚어준다고 합니다.
◆ 가상의 세계관에 시작된 아티스트들의 현실 세계 인기몰이
크리에이터들이 만든 가상의 세계관 속 캐릭터들이 실제 아티스트로 데뷔하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습니다. 빵송국의 매드몬스터부터 다나카와 닛몰캐쉬의 ASMRZ, 그리고 뷰티풀너드의 고추잠자리까지, 지난 몇 년간 이 트렌드가 계속되어 왔습니다.
특히 최근에는 가비 걸의 리얼가이즈, 랄랄의 이명화, 그리고 드라마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생활' 속 '하이보이즈'까지, 인기 급상승 동영상과 쇼츠 인기곡 차트를 휩쓸고 있습니다.
'하이보이즈'는 tvN 드라마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 생활'의 등장인물인 '엄재일'이 과거에 활동했던 아이돌 그룹입니다.
드라마 속에서만 존재하는 줄 알았던 이 그룹은 최근 TXT 멤버 수빈, 연준이 각각 디아이, 탑키로 참여한 노래 '그날이 오면'의 뮤직비디오를 통해 현실 세계에 등장했습니다.
뮤직비디오는 인기 급상승 동영상에까지 오르며 엄청난 화력을 보여주었습니다. 이들은 팬덤인 헬로우걸을 위한 응원법 영상에 이어 실제 음악 프로그램에까지 출연했습니다.
이에 팬들이 컴백을 환영하며 올린 댄스 챌린지가 인기를 얻으며 해당 노래는 쇼츠 인기곡 차트에까지 올랐다고 합니다.
'리얼가이즈'는 페이크 다큐멘터리 시리즈 '디바마을 퀸가비'에서 탄생한 3인조 그룹으로, 크리에이터 김똘똘, 댄스 크루 '커밍아웃'의 댄서 제이미, 킹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또또'가 엔터테인먼트의 CEO 권또또가 발굴, 작년 10월 발표 후 12월에 데뷔했고, 올해 4월에는 그렉과 협업해 첫 곡을 완성했습니다.
멤버 킹키가 직접 안무를 만들어 자신의 채널에 업로드한 연습 영상이 인기 급상승 동영상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이후 댄서 와쿤이 초청받아 새로운 안무를 만들면서, 팬들은 킹키 버전과 와쿤 버전으로 각각 댄스 챌린지에 참여했습니다.
'이명화' 역시 크리에이터 랄랄의 페이크 다큐멘터리 '사람은 좋다'에 등장하는 60대 가상 인물입니다. 작년 11월 트로트곡 '진짜배기'로 데뷔해 쇼츠 인기곡 차트에 올랐고, 이후 여러 음악 프로그램 및 인기 연예인 채널에 출연했습니다.
최근에는 트로트 가수 장윤정을 만난 영상이 인기 급상승 동영상에 올랐는데, '진짜배기'를 만든 '장공장장'이 사실은 장윤정이었다는 사실이 밝혀셔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고 합니다. 이에 더해 장윤정은 후속곡 '유난이다'도 만들었습니다.
이런 가상 아티스트들의 인기 비결은 잘 짜여진 흡인력 있는 서사에 있습니다. 팬들은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아티스트라도 그 세계관에 매료돼 즐겁게 노래를 따라 부르고 안무를 배우며 기꺼이 그들을 지지합니다.
주목할 만한 점은 가상의 캐릭터들과 실제 시청자들이 연결되는 데에 음악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겁니다.
'하이보이즈'와 '리얼가이즈'는 케이팝, '이명화'는 트로트 장르의 음악을 통해 인기 급상승 동영상이나 쇼츠 인기곡 차트에 오르는 등 '가상 세계를 찢고 나온' 영향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 2000년대 감성은 유튜브를 타고
2000년대 감성이 계속해서 유튜브에서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실제 2000년대에 활약했던 가수 채연을 비롯해 배우 윤은혜도 2000년대에 활동하던 당시의 메이크업을 재현하는 영상으로 주목받았습니다.
Y2K 컨셉의 크리에이터 짜잔씨 misstada의 영상도 최근 인기 급상승 동영상에 올랐습니다. 2000년대는 지난 몇 년간 꾸준히 주목받아 왔지만, 최근 이 트렌드가 한층 더 진화하여 더욱 다양한 형식의 콘텐츠로 이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2000년대 초반에 데뷔한 가수 채연은 얼마 전 2005 채연 채널을 통해 유튜브 크리에이터로 컴백했습니다.
이 채널은 채연이 자신의 히트곡 '둘이서'를 발표한 직후인 2005년에서 타임슬립해 2025년 현재를 탐험하고 온오프라인에서 팬들과 소통한다는 컨셉을 가지고 있습니다.
채연은 2005년을 연상시키는 패션과 메이크업으로 성수동을 활보하고, 2000년대에 방영된 MBC 예능 프로그램 '만원의 행복'을 패러디한 가상 에피소드를 올리는 등, 2000년대 느낌 제대로 나는 콘텐츠로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1999년생 크리에이터 짜잔씨는 2000년대 문화에서 영감을 받은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습니다. 2000년대에 인기 있었던 장소를 방문하는 브이로그나, 일본의 2000년대 스타일에서 영감을 받은 메이크업 튜토리얼 등을 만들어왔습니다.
최근에는 그룹 아일릿의 모카와 함께 스티커 사진을 찍고 디지털카메라를 가지고 놀고 즉석 떡볶이 식당을 방문하는 모습을 담은 영상이 인기 급상승 동영상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2000년대와 그 전후에 방영된 TV 프로그램도 여러 크리에이터에 의해 새롭게 조명받고 있습니다. 사내뷰공업은 tvN '재밌는 TV 롤러코스터'와 MBC '만원의 행복' 등 당시 인기 있었던 프로그램을 오마주한 영상을 선보였습니다.
'강유미' 또한 tvN '화성인 X-파일'과 SBS '토요 미스터리 극장' 등에 기반한 영상으로 화제를 모았습니다.
2000년대 스타일의 콘텐츠를 즐기는 방식이 세대별로 조금씩 다르다는 점도 흥미롭습니다. 실제로 그 시대를 경험하며 살았던 시청자들에게 이런 콘텐츠는 강한 향수를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2005 채연, 시청자들은 마치 자신도 2000년대로 돌아간 것처럼, 학원에 가야 한다거나 비디오 대여점에 연체료가 생겼다거나 하는 식의 이야기를 하기도 합니다.
반면, 이 시대를 직접 경험하지 않았던 젊은 세대에게 2000년대는 신선함과 호기심을 자아냅니다. 짜잔씨 채널의 시청자들이 과거에 대한 향수를 이야기하기보다는 크리에이터의 패션과 메이크업 스타일 자체를 좋아하는 것처럼 말입니다.
◆ 예민한 사람들 여기 여기 모여라.
정서적·신체적 자극에 대한 민감성과 취약성이 높은 감각처리민감성(SPS)을 가진 사람들을 가리키는 초민감자, 혹은 HSP라는 개념이 최근 주목받고 있습니다. 2024년 11월 '하말넘많' heavytalker 채널에 관련 영상이 올라온 이후 관심이 높아진 것입니다.
실제로 감각처리민감성(SPS)에 대한 전 세계의 검색 관심도는 비교적 일관된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반면, 우리나라에서는 해당 영상이 올라온 후 이에 대한 관심이 급격히 증가했다고 합니다. 그 이후로 수많은 크리에이터들과 방송사까지 관련 콘텐츠를 공개하고 있습니다.
이 영상은 130만 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하며 채널의 역대 가장 많이 본 영상 중 하나가 되었습니다. 댓글창은 HSP로서의 삶에 대한 시청자들의 경험담과, 외부 자극에 예민해진 스스로의 감정을 다루기 힘들어하는 사람들을 위한 팁들로 가득하다고 합니다.
'하말넘많'의 영상이 업로드된 이후 여러 전문가들이 HSP의 특성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설명 영상을 업로드했습니다. HSP가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와 흔히 혼동되기 때문에 이 둘의 차이점을 명확히 설명하는 영상들도 좋은 반응을 얻었습니다.
이러한 트렌드에 발맞춰 KBS도 최근 건강 프로그램 '생로병사의 비밀'에서 관련 내용을 다루기도 했습니다.
스스로를 HSP라고 밝힌 크리에이터들은 자신의 일상생활을 브이로그로 올리기도 합니다. 스스로의 특성을 깊이 있게 분석하며, 자신이 HSP임을 발견하게 된 여정이나 예민함을 다스리는 방법에 대한 이야기를 진솔하게 나누는 영상도 좋은 반응을 얻었습니다.
이러한 트렌드는 유튜브가 비슷한 심리적 특성을 가진 사람들끼리 서로 공감하고 유대감을 형성할 수 있는 곳이라는 점을 보여줍니다.
최근 몇 년간 정신 건강에 대한 우리 사회의 인식이 많이 개선되긴 했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취약한 부분에 대해 공개적으로 이야기하는 것을 조심스러워합니다..
때문에 유튜브는 시청자들이 자신의 심리적 특성에 대한 유용한 정보를 발견하고, 유사한 특성을 가진 사람들과 소통하며 상호 지지를 통해 위안과 치유를 얻을 수 있는 공간으로 기능하고 있습니다.
한편, HSP에 대한 높아진 관심은 최근 몇 년간 한국 사회에서 관찰되고 있는 자기 탐색에 대한 열망과도 맞닿아 있습니다.
자신의 성격 유형을 확인하고 스스로에 대한 통찰력을 얻을 수 있도록 도와줬던 MBTI 열풍과 비슷하게, HSP라는 개념을 통해 민감한 개인들은 자신의 특성에 대해 깊이 있게 이해하고 이를 보다 편안하게 받아들일 수 있게 된 것입니다.
▲ MBTI와 HSP의 개념
* MBTI 개념 : MBTI(Myers-Briggs Type Indicator)는 사람의 성격 유형을 16가지로 분류하는 심리 검사 도구입니다. 이 개념은 심리학자 칼 융의 성격 이론을 바탕으로, 캐서린 쿡 브릭스와 그녀의 딸 이사벨 브릭스 마이어스가 개발했습니다.
* HSP 개념 : HSP는 Highly Sensitive Person, 즉 고감수성 성향을 가진 사람을 뜻하는 심리학 용어입니다. 이 개념은 1990년대 심리학자 엘레인 아론(Elaine Aron) 박사가 처음 제시했으며, 전체 인구의 약 15~20%가 해당 특성을 가진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자료 제공 : 뉴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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