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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은 '연못 속 고래'입니다.
국민연금은 우리나라 증시의 최대 투자기관입니다. 코스피 시가총액은 지난해 연말과 올해 초 기준 2000조 원 전후에서 움직입니다.
국민 연금기금은 2024년 10월 기준 적립금 약 1,170조 원으로, 코스피 시가총액의 절반 이상의 자금을 보유한 대형 연기금입니다.
국내와 해외, 주식과 채권으로 나누어 투자하고 있기는 하지만 마음만 먹으면 우리나라 증시 전체를 쥐락펴락할 수 있는 자금력이 있는 셈입니다.
지금 국내 주식에 투자하고 있는 14~16% 수준의 자금도 충분히 영향력이 있습니다. 그래서 국민연금은 '연못 속 고래'로 불리기도 했습니다.
즉, '연못 속 고래'는 우리나라 증시 규모에 어울리지 않을 만큼 거대한 돈이라는 의미입니다. 수익률도 꾸준히 높은 수준을 유지해 '국민연금의 포트폴리오'를 따라서 투자하는 방법도 인기가 있습니다.
◆ '최대 큰손' 국민연금, 이 주식 대거 사들였다. 주가 오를 때는?
국내 최대 투자기관인 국민연금이 지난해 4분기 반도체 검사용 장비를 생산하는 리노공업의 지분을 대거 늘린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밸류업 프로그램의 핵심인 금융주들에 대한 투자도 이어갔습니다. 반면 카카오에 대한 지분은 소폭 줄였습니다.
지난 1월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다트(DART)에 따르면, 국민연금공단은 지난해 10월부터 현재까지 총 95개 기업에 대한 지분율을 조정했다고 공시했습니다. 국민연금이 주주권을 행사하겠다고 밝힌 기업 중에서는 리노공업의 비중을 가장 많이 늘렸습니다.
지난해 12월 20일 기준 국민연금은 리노공업 주식 76만 2,783주를 보유했습니다. 이는 리노공업 전체 주식의 5%에 해당합니다.
리노공업은 AI(인공지능) 랠리로 반도체 수요가 늘어날 것이란 기대감 속에 2023년부터 1년 넘게 주가가 급등했습니다.
지난해 하반기 밸류에이션 부담 탓에 주가가 한차례 조정을 받긴 했지만, 배당주 매력이 재부각되며 여전히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리노공업의 주가는 전방 수요 부진과 반도체 업종의 투자 심리 위축으로 조정받고 있다"면서도 "AI, 자율주행, 2차 전지 산업을 중심으로 한 리노공업의 성장 스토리는 유효하다"라고 설명했습니다.
국민연금은 NH투자증권, 한화투자증권, 하나금융지주, 키움증권 등 금융주 지분도 늘렸다. NH투자증권 보유 지분은 7.29%에서 8.35%로 1.06% p 늘었고 한화투자증권 지분은 5.04%에서 6.07%로 1.03% p 증가했습니다.
하나금융지주 지분은 8.19%에서 9.19%로 1% p 늘었고, 키움증권 지분도 12.29%에서 12.83%로 0.54% p 증가했습니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3분기에도 NH투자증권, 삼성증권 등 금융주 비중을 늘린 바 있습니다. 대내외적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국민연금이 안정적인 투자처를 찾고자 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금융주는 밸류업 프로그램의 핵심 관련주이기도 합니다.
◆ 자산 1,000조 '연못 속 고래' 국민연금, 국내 주식 비중 14.2% → 13%로 축소
국민연금공단이 14.2%인 국내 주식 비중을 2029년까지 13%로 낮추기로 했습니다. 자산 규모가 1,000조 원을 넘어 가파른 속도로 불어나자 지금과 같은 규모로 국내 주식을 계속 사들이기가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한 것입니다.
현재 비중대로라면 5년 뒤 185조 원어치를 사게 되는데, 이를 단계적으로 줄여 169조 원어치만 매수하기로 했습니다.
국민연금의 기금운용 최고 의사 결정 기구인 기금운용위원회는 지난해 10월 31일 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5~2029년 중기 자산배분안'을 채택했습니다.
내년 말 자산군별 목표 비중은 △국내 주식 14.9% △해외 주식 35.9% △국내 채권 26.5% △해외 채권 8.0% △대체투자 14.7%로 결정했습니다.
국내 주식 목표 비중은 계속 줄여 2029년 말엔 13.0%로 맞출 계획입니다. 다만 국내 주식 비중을 줄이더라도 기금 규모가 불어남에 따라 현재 국내 주식 보유 규모(155조 원)보다 14조 원가량 늘어납니다.
2029년 말 자산군별 목표 비중은 주식 55% 내외, 채권 30% 내외, 대체투자 15% 내외로 결정했습니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확정한 '2024년 기금운용 계획안'에서, 올해 말 목표 비중을 주식 48.4%, 채권 37.4%, 대체투자 14.2%로 결정한 바 있습니다.
5년간 주식과 대체투자 비중은 각각 6.6% p, 0.8% p 가량 높이고, 채권 비중은 7.4% p 가량 낮추기로 한 것입니다.
국민연금이 국내 주식 비중을 줄여나가기로 한 것은, 국내 증시에서 자산 매각을 염두에 둘 수밖에 없는 상황이 다가오고 있어서입니다.
기금 성장세가 주춤해지면서 3년 뒤엔 투자 수익 일부를 헐어야 합니다. 덩치가 커지면서 '자국 증시 쏠림' 리스크가 부각되고 있는 점도 국내 주식 비중을 줄이려는 이유입니다.
국민연금이 주식 매수 규모를 예정보다 줄이기로 함에 따라, 장기적으로 국내 증시 수급엔 악재로 작용할 전망입니다.
◆ 저평가주를 사들이고 논란 주 처분
12.3 계엄령 사태 이후 크게 떨어진 국내 증시에서 국민연금은 논란이 있었던 회사들의 주식을 처분하고, 산업 전망보다 저평가된 주식의 성장 전망을 따져서 포트폴리오에 들였습니다.
지난 한 해 기업들 간 경영권 분쟁이 많았습니다. 고려아연과 ㈜영풍의 경영권 분쟁도 대표적인 분쟁 중 하나였습니다.
국민연금이 분쟁을 끝낼 캐스팅보트로 꼽혔는데, 국민연금은 분쟁에 깊숙하게 개입하는 대신 오를 대로 오른 고려아연 주식을 보유 지분의 절반 가까이 팔아 차익을 냈습니다.
그 외에도 유상증자 논란이 있었던 이수페타시스, 소액주주와 갈등이 있었던 DB하이텍의 지분도 일부 매도했습니다.
반면 금융주와 증권주는 매수했습니다. 미국의 노후 전력망 교체에 부품 등을 수출할 수 있는 삼성전기와 산일전기 등 전력 주 비중도 늘렸고, 유통 주에서는 이마트와 현대백화점, 오리온 등을 사들였습니다.
국민연금이 '저평가된 국내 주식'을 매수한 것인지, 아니면 국내 증시 방어를 위해 자금을 투입한 것인지는 두고 봐야 합니다. 사실 국민연금은 장기적인 목표 수익률 달성을 위해 해외 투자 비중을 늘리고 있었습니다.
수익률 방어를 위해 과감하게 국내 증시 투자 비중을 줄여야 한다는 의견과 그래도 우리나라 연기금인데 국내 증시에서 역할을 해주어야 한다는 의견 사이 대립은 꾸준합니다.
열쇠는 국내 증시가 쥐고 있습니다. 국내 증시에 상장한 기업들이 잘하면 됩니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최근 국민연금의 움직임은 '저평가된 국내 주식'을 매수한 것이 되고, 장차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투자 비중도 늘어나게 되어 있습니다.
자료 도움 : UPPI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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