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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소비 트렌드는 '불황형 소비'로 예상
물가가 오르는 속도를 월급 상승률이 따라잡지 못해, 직장인들의 '실질 구매력'이 줄어드는 중에 있습니다. 지난 2023년, 평균 근로소득(월급)은 한 해 2.8% 증가한 4,332만 원을 기록했는데, 같은 기간 소비자물가는 3.6% 상승했습니다.
이 같은 상황은 최근 들어 더 심화하고 있습니다. 소득 증가세와 물가 오름세 사이의 격차는 지난 2009년 금융위기 이후 가장 크다고 합니다.
◆ 물가 상승 못 따라간 근로소득
근로소득의 증가율이 낮아지고 물가상승률을 고려한 실질소득 하락세가 더욱 커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더불어민주당 임광현 의원이 지난 30일 국세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연도별 근로소득 천 분위 자료에 따르면, 최근 집계된 2023년(귀속 연도) 1인당 평균 근로소득(총 급여 기준)은 4,332만 원으로 전년 대비 2.8% 증가했다고 했습니다.
이는 코로나19 발병 이후인 2021년 1인당 평균 근로소득 증가율 5.1% 와 2022년 증가율 4.7%에 비해 줄어든 수치입니다. 2014년부터 최근 10년간 1인당 평균 근로소득 증가율 3.6%에 비해서도 낮은 증가세입니다.
◆ 소비 악순환이 나타나고 있어요.
직장인들의 지갑이 얇아져 소비가 위축되면, 기업들의 생산과 고용, 투자도 줄어들어 경기가 더욱 나빠지고, 다시 근로소득이 저하되는 악순환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지난해부터 이미 지표로도 보이는 현상인데, 계엄·탄핵 사태 등 정치적 불확실성이 겹치며 상황은 더 나빠지는 중입니다.
▶ 소비 축소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소매판매액 지수는 1년 전에 비해 2.1% 감소해, '카드 대란'(2003년) 이후 21년 만에 최대 하락 폭을 보였습니다.
* '소매 판매 절벽' 21년 만에 최악
지난해 소매판매액이 '신용카드 대란' 사태로 소비가 얼어붙은 2003년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줄었습니다. 소비 부진은 내구재·비내구재·준내구재 등 상품 종류를 불문하고 전방위적으로 나타났습니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소매판매액 지수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 2.1% 감소했습니다.
이는 2003년 -3.1% 이후 같은 기간 기준으로 21년 만에 최대 폭입니다. 당시엔 무분별한 신용카드 발급·대출에 따른 이른바 카드 대란으로 소비 절벽이 나타났습니다.
이번 소비 절벽은 자동차·가전 등 내구재와 의복 등 준내구재, 음식료품 등 비내구재를 포함해 모든 상품군에서 예외 없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지난해의 경우, 11월까지 내구재와 준내구재·비내구재 소비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 각각 2.8%, 3.7%, 1.3% 감소했습니다. 2023년에 이어 2년째 동반 감소로, 이는 1995년 관련 통계가 집계된 이후 처음 있는 일입니다.
▶ 자영업자 위기
지난해 3분기 도소매·운수·숙박음식업 가구의 월평균 사업소득은, 전년 동기 대비 7.1% 급감한 178만 2,000원을 기록했습니다. 같은 기간, 3개월 이상 연체가 발생한 자영업자 수는 1년 전에 비해 41.8% 늘었습니다.
* 빚 못 갚는 자영업자 1년 새 42% 급증
높은 금리와 소비 부진 탓에 금융기관으로부터 진 빚(대출)을 갚지 못하는 자영업자가 최근 1년 사이 40% 넘게 불었습니다.
새해에도 정치 불안까지 겹쳐 한국 경제의 저성장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한계에 이르는 자영업자들이 더 빠른 속도로 늘어날 것으로 우려된다고 합니다.
* 개인사업자 대출 1,124조 원, 역대 최대
지난 1월 29일 신용평가기관 나이스(NICE) 평가정보의 '개인사업자 대출 현황' 자료에 따르면, 작년 3분기 말 현재 336만 9,000명의 개인사업자(자영업자)가 모두 1천123조 8,000억 원의 금융기관 대출(가계대출+사업자 대출)을 안고 있었다고 합니다.
같은 통계의 시 계열상 자영업자 대출 규모가 1천120조 원을 넘어선 것은 처음으로 역대 최대 기록입니다. 특히 연체(3개월 이상 연체 기준)가 발생한 상환 위험 차주(대출자)도 모두 14만 6,000명에 이르렀습니다. 2023년 3분기(10만 3,000명)와 비교해 1년 동안 41.8%나 급증했습니다.
이들 위험 차주가 보유한 대출액도 같은 기간 21조 6,000억 원에서 29조 7,000억 원으로 37.5% 늘었습니다. 이는 이미 약 30조 원에 이르는 자영업자 대출의 상환이 불투명한 상황이라는 뜻입니다.
▶ 고용률 감소
지난해 12월 20대 이하 청년 고용률은 44.7%로 1년 전에 비해 1.3% 포인트 감소했습니다. 정부는 올해 취업자 수 증가 폭을 12만 명 정도로 전망했는데, 2020년 이후 최저 증가 폭입니다.
* 내수 부진에 계엄·탄핵 및 겹악재에, 청년 고용률 43개월 만에 최저
지난해 하반기부터 내수 경기가 부진한 와중에, 계엄·탄핵 사태와 초유의 현직 대통령 구속까지 겹치며 청년 고용이 4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습니다.
마찬가지로 탄핵 혼란을 겼었던 박근혜 전 대통령 당시에도 고용이 주춤하긴 했지만, 이번에는 미국 트럼프 2기 출범에 따른 외부 충격까지 겹친 탓에 일자리 시장이 급격히 얼어붙은 상황입니다.
정부도 올해 신규 채용 규모를 코로나 이후 역대 최소 수준으로 추산하고 있지만, 이를 타개할 정책은 보이질 않는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 20대 이하 고용률 45% 밑으로
지난 1월 26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20대 이하(15~29세) 청년 고용률은 44.7%로 1년 전보다 1.3% 포인트 감소하며, 지난해 5월(-0.7% 포인트)부터 8개월째 감소세를 이어갔습니다.
청년 고용률이 45% 아래로 떨어진 건 코로나가 한창 기승하던 2021년 5월(44.4%) 이후 43개월 만입니다. 2024년 12월 기준으로는 지난 2020년 12월(41.3%) 이후 4년 만에 최저치입니다.
수시·경력직 중심으로 재편된 채용 시장에서 사투를 벌이던 청년들로선 최근 정치 혼란까지 겹치며 어려움이 가중된 모습입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소추 당시인 2016년에도 동일한 경향성을 보였습니다. 박 전 대통령의 탄핵 소추가 이뤄지기 직전인 2016년 11월의 경우 전년 동월 대비 청년 고용률이 보합(0% 포인트 변동)을 보이며, 2013년 9월(0.1% 포인트)부터 2016년 10월(0.6% 포인트)까지 38개월간 이어지던 증가세가 꺾였습니다.
다만 노무현 대통령 탄핵 당시인 2004년 3~5월에는 고용률에 별다른 변화가 없었습니다.
◆ 소비시장 키워드, 올해는 '불황형 소비'
올해도 소비 트렌드는 '불황형 소비'로 예상된다고 합니다. 불황형 소비는 제한된 구매력으로 최대의 만족을 얻는 소비 행태로, 경기침체가 계속되면서 등장한 키워드입니다.
국내 경제와 소매시장 정체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대내외 불확실성까지 고조되면서 한정된 소비시장을 차지하기 위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대한상공회의소는 올해 소비시장 키워드로 생존 경쟁과 가격 중시 소비 트렌드를 꼽았습니다.
* 소매시장 정체에 불확실성도 확대. 유통시장 성장률, 0.4% 전망
통계청에 따르면, 최근 소매시장 성장은 2021년 7.5%를 정점으로 2023년 3.1% 등 하락 추세를 보였습니다. 2024년 1~9월 기준으로는 0.8%로 집계됐습니다. 대한상의는 올해 유통시장 성장률이 0.4%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특히 소매유통업체 300개를 대상으로 시행한 '2025년 유통산업 전망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 업체의 66.3%는 올해 유통시장이 작년보다 부정적일 것으로 평가했습니다.
그 이유로는 소비심리 위축(63.8%)이 가장 많이 꼽혔습니다. 이어 고물가 지속(47.7%), 고금리 지속에 따른 가계부채 부담 증가(38.2%), 시장경쟁 심화(34.2%), 소득·임금 불안(24.2%)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4개월째 1%대를 기록하면서 안정적인 추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소비심리는 여전히 위축된 모양새입니다. 누적된 고물가로 인해 소비자들이 1%대의 물가상승률을 체감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합니다.
실제로 지난해 12월 기준 소비자들의 물가상승률에 대한 인식은 3.3%에 달했습니다. 향후 1년간 소비자물가상승률 전망도 2.9% 수준이었습니다.
여기엔 '칩플레이션(Cheap+Inflation)'도 일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은행이 발간한 자료에 따르면, 팬데믹 이후 저렴한 상품의 가격이 더 빠르게 상승하는 칩플레이션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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