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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성장률과 주가 상승의 관계
'장 보러 가기 겁난다'라는 말이 나오는 요즘입니다. 2023년 통계청이 발표한 신선식품 지수 동향에 따르면 2년 사이 장바구니 물가가 25% 가까이 올랐습니다.
모 뉴스매체는 다른 나라 상황을 살펴보기 위해, 2024년 신년 특집으로 세계 각국의 장바구니 물가를 소개하는 '글로벌 공동리포트'를 기획했습니다. 통계수치에서는 담지 못하고 있는 생생한 실물경제의 명암을 공유하려고 합니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글로벌 증시는 급등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주식 투자에 쏟아지는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뜨거웠습니다.
말 그대로 '돈을 넣으면 돈을 버는' 장이 1년 넘게 지속됐습니다. 하지만 같은 기간, 사회적 거리 두기로 인해 거리는 무척 썰렁했습니다.
식당과 미용실 등 손님을 직접 대면하는 장사는 큰 타격을 입었습니다. 사람들이 공장에 출근하지 못해 물건을 만들 수 없고, 운송도 제한돼 물류가 마비되는 바람에 생활물가는 폭등하고 각국 경제성장률은 곤두박질쳤습니다.
사실, 기업이 장사를 잘하면 해당 기업의 주가가 오르기 마련입니다. 또 기업들이 하나같이 장사를 잘하면 증시 전체가 달아오르는 동시에 시장이 커지며 경제가 성장하고요.
하지만 지난 팬데믹 당시엔 이 '상식'이 깨져 버렸는데, 어떻게 그런 일이 가능했던 걸까요?
◆ 선진국에서만 주가와 경제 성장이 상호작용을 한다.
사실 '주식 시장의 성과'와 GDP, 그러니까 '경제 성장'은 단기간에 직접적으로 연동돼 움직이지 않습니다. 그 사이에는 여러 가지 변인이 복잡하게 얽혀 있거든요. 하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 두 요소는 꽤 강하게 연결돼 있습니다.
선진국으로 분류되는 고소득 국가는 대체로 금융시장이 충분히 발달해 있습니다. 이 경우에만 주가와 경제 성장이 '양방향'으로 긴밀하게 연결됩니다.
주가가 오르면 경제가 성장하고, 경제가 성장하면 주가가 오르는 환경이 만들어지는 겁니다. 미국은 주가와 경제 성장의 상관관계가 강한 대표적인 국가입니다. 금융 경제와 실물경제가 원활하게 상호작용을 한다는 의미입니다.
◆ 중간 소득 국가와 신흥 국가는 증시가 조금 약하다.
경제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중간 소득 국가와 신흥 국가는 경제성장률이 높다고 해서 그 나라 증시의 주가가 크게 오르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주가가 오르고 시가총액이 커지면 경제성장률에 플러스가 됩니다.
일단, 증시에 투자하려면 금융시장과 금융상품 자체도 발달해 있어야 합니다. 기관이든 개인이든 투자자들이 충분한 자본을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하지만 이제 막 경제가 성장 중일 때는 아직 제도도 미흡하고 사람들도 회사도 증시에 투자할 만한 자금이 부족할 수 있습니다.
돈을 좀 모았다고 해도 금융시장보단 실물 인프라에 투자하게 됩니다. 고속도로며 공장 설비는 경제 성장에 필수적이니까요.
또 늘어난 창업 기업들이 마구마구 상장하기 시작할 때이기도 하니까, 한정된 돈이 갑자기 많아진 기업 주식에 분산돼서 증시 전체의 크기와 상관없이 개별 주가가 낮은 상황도 생기게 됩니다.
반면 주가가 오르면 경제 성장에 좋은 영향을 미치는데, 왜냐하면 열심히 물건을 만들고 활발하게 장사하는 기업들이 자금을 좀 편리하게 조달할 수 있게 된다는 뜻입니다.
◆ 금융 경제는 실물경제를 돕는 역할을 한다.
경제를 바라보는 방식에는 두 가지 관점이 있습니다. 하나는 실물경제, 다른 하나는 금융 경제입니다. 실물경제는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경제활동입니다.
상품과 서비스가 생산자에서 소비자로 움직이는 반면, 금융 경제는 오직 자본의 흐름을 중심으로 삼습니다.
▶ 실물경제 : 생산, 소비, 투자, 고용 등 재화와 서비스의 실제 거래가 이루어지는 경제활동입니다. 기업이 제품을 만들고, 사람들이 일하며 소득을 얻고, 이를 소비하는 과정이 포함됩니다.
▶ 금융 경제 : 자본과 돈의 흐름을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경제활동입니다. 주식, 채권, 대출, 외환시장 등에서 돈이 이동하며, 기업들에 투자하고 자금을 조달할 수 있도록 해 실물경제를 지원하는 역할을 합니다.
이 두 가지 경제는 긴밀히 연결되어 있지만, 서로 다른 속도로 움직입니다. 실물경제는 생산과 소비가 이루어지는 과정에서 시간이 오래 걸리고 점진적인 변화를 보이지만, 금융 경제는 시장의 심리와 기대를 반영해 빠르게 변합니다.
예를 들어, 기업이 신제품을 출시하고 이를 통해 매출이 증가하는 데는 시간이 걸리지만, 금융시장은 신제품이 잘 나갈 것이라는 기대감을 반영해 보도자료가 나가자마자 해당 기업의 주가를 폭등시킬 수도 있습니다.
이런 금융 경제는 실물경제를 지원하는 역할을 하기 위해 탄생하고 발전했습니다. 기업이 공장을 세우거나 연구개발을 하기 위해서는 자금이 필요합니다.
이때 금융시장을 통해 기업은 주식을 발행하거나 채권을 판매하여 필요한 자금을 조달할 수 있습니다. 은행은 기업과 개인에게 대출을 제공해 경제활동을 촉진하고, 투자자들은 성장 가능성이 있는 기업에 자금을 투입해 경제 성장을 도와줍니다.
하지만 현대에 들어서며 금융 경제는 자체적으로 굉장히 발달해 버렸습니다. 그래서 실물경제와 분리되어 확대되는 분위기가 있습니다.
금융시장이 과도한 투기와 거품에 휩싸이면 오히려 실물경제에 부담을 줄 수도 있습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코로나19 팬데믹 때도 비슷한 금융-실물 분리가 진행됐습니다. 정부가 돈을 많이 풀었는데, 실물경제 순환이 멈춰 있다 보니 자금이 갈 곳이 금융시장인 증시밖에 없었습니다.
◆ 한국은 고소득 국가인데, 왜 경제가 성장해도 증시는 오르지 않을까?
우리는 우리나라 경제 규모를 미국이나 중국 같은 국가와 비교하니 주눅 들기 쉽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제 규모는 전 세계 12~13위를 오가는 데다, 구매력 기준 1인당 GDP는 2020년 기준 일본을 앞선 적도 있을 정도로 고소득 국가입니다.
세계 최고로 가난하던 국가가 수십 년 만에 굉장한 부자 나라가 될 정도로 고도의 경제 성장을 해냈는데, 문제는 증시의 시가총액과 성장성이 실물경제 수준만큼 뛰어나지 못합니다.
우리나라 유가증권시장에서 주요 기업 주식을 모아놓은 코스피 200의 최초 증시 개장 이래 2025년 2월까지의 지수를 미국과 일본의 대표 지수인 나스닥, 닛케이와 비교해 보겠습니다. 각 그래프마다 단위가 다르기 때문에 그래프의 기울기만 보아주시길 바랍니다.
그래프를 보면 KOSPI*는 '튀는 시기'를 제외하면 평행선을 그리는 구간이 많은 반면, 미국의 나스닥*을 보면 가파르게 우상향하고 있습니다.
닛케이*는 한때 G2로 불렸으나 버블이 꺼지며 오랜 경기 침체에 들어섰다가 다시 회복 중인 일본 증시의 기쁨과 슬픔이 잘 드러나고 있습니다.
도대체 왜 그럴까요? 저도 환율 걱정 없고, 비교적 정보를 손쉽게 얻을 수 있는 국내 증시에 투자해서 노후 준비도 하고 자산도 모으고 싶은데 도대체 왜 우리나라 증시는 박스권에 갇혀 있어요?
우리나라가 고소득 국가이긴 하지만 그건 실물경제인 제조업의 높은 수준 덕분입니다. 마치 중간 소득 국가나 신흥 시장처럼 자본시장은 충분히 발달하지 못했습니다.
이런 금융 경제와 실물경제의 수준 불일치가 바로 그 유명한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정체입니다.
그래서 K-밸류업 프로그램도 준비하고, "상법을 개정해서 취약한 지배구조도 어떻게 해보겠다"라고 시도도 하고 그런 것입니다. 증시를 발전시켜 보려는 노력이 결실을 보아야 할 텐데 말입니다.
◆ 어떤 맥락으로 등장하나?
뉴스에서 증시 실적과 경제 성장 사이 관계에 관한 내용을 한번 읽어보면, 단어의 의미가 선명하게 이해되실 겁니다.
▶ 증시 실적과 경제 성장 사이 관계
증시 실적과 경제 성장 사이에는 밀접한 관계가 있습니다. 주식 시장은 기업들이 자금을 조달하고 성장할 수 있는 중요한 창구로 작용합니다.
기업들은 주식을 발행해 자금을 모으고, 이를 통해 사업을 확장하거나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며, 고용을 늘릴 수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경제 전체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특히, 주식 시장의 발전은 경제 성장에 큰 기여를 합니다. 예를 들어, 한국, 호주, 벨기에, 스페인, 멕시코와 같은 나라들은 주식 시장의 발전과 GDP 사이에 양(+)의 장기적 인과관계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주식 시장이 발전할수록 경제도 함께 성장하는 경향이 나타나는 것입니다.
한국의 경우, 실질 시가총액과 회전율이 각각 양(+)의 장기 인과성을 보이면서 주식 시장의 규모와 유동성 확대가 실물 부문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시사합니다.
주식 시장의 발전은 기업들이 자본을 조달하고, 투자를 확대하며, 경제활동을 활성화하는 중요한 플랫폼입니다.
이러한 관계를 이해하면 주식 시장과 경제 성장 간의 상호작용을 더 잘 파악할 수 있습니다. 주식시장의 발전이 경제 성장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고 분석하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참고 자료 : 어피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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