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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금리가 왜 그렇게 중요할까요?
미국에서 기준금리를 결정할 때마다 전 세계의 이목이 쏠리곤 합니다. 한국의 개인 투자자들도 연방준비은행의 기준금리 결정과 연준의장의 기자회견을 한국 시각 새벽에 생방송으로 시청할 정도로 미국 금리에 관심이 많습니다.
미국 금리가 왜 그렇게 중요할까요? 우리 실생활에 어떤 영향을 미치길래 왜 이토록 많은 관심을 받는 것일까요? 그 이유는 국채 금리가 주식가격을 좌지우지하기 때문입니다.
이번 시간에는 미국 금리가 경제와 투자에 중요한 이론적 근거를 알아보고, 미국 금리 움직임이 우리나라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자세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 미국 금리의 대표적인 '무위험 이자율'이란?
모든 자산의 수익률은 '무위험 이자율(Risk-free rate)'에 '해당 자산의 위험 프리미엄'을 더해서 구할 수 있습니다. 말이 조금 어렵게 느껴질 수 있지만 하나씩 차근차근 풀어보도록 하겠습니다.
'무위험 이자율'은 투자에 따른 위험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 기대할 수 있는 최소한의 수익률을 말합니다.다시 말해, '미국 기준금리나 3개월 국채 금리가 대표적인 무위험 이자율'입니다.
미국이 국가 채무를 불이행할 가능성은 사실상 없다고 간주하니까요. 투자자들은 어떠한 경제적 충격이나 외부의 위협에도 미국만은 원리금을 상환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따라서 단기 미국 국채 투자는 만기 시 확실한 수익률을 보장합니다.
위험 프리미엄은 투자자가 위험자산에 투자할 때 요구(기대)하는 추가적인 수익률을 말합니다. 미국 국채 같은 무위험 자산과 달리, 대부분의 투자는 기대했던 수익을 달성하지 못하거나 손실이 발생할 위험이 있습니다.
따라서 투자자들은 무위험 이자율을 초과하는 수익이 예상될 때만 위험자산에 투자할 동기가 생겨납니다. 만약 어떤 부동산에 투자했을 때, 기대되는 임대 수익률과 가격 상승률의 총합이 미국 국채 수익률에 못 미치면 어떨까요?
투자 위험을 짊어지는 대가가 무위험 이자율보다 낮다면 부동산을 팔고 싶을 겁니다. 따라서 해당 부동산의 가격은 기대 수익률이 무위험 이자율에 적정 위험 프리미엄을 더한 수준에 도달할 때까지 하락하게 됩니다.
무위험 이자율이 0%거나 마이너스인 경우는 어떨까요? 금융위기 이후 주요국 중앙은행이 제로금리 정책과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펼치면서 국채 수익률이 0% 아래로 내려간 적도 있었습니다.
이렇게 무위험 이자율이 극단적으로 낮으면, 아주 약간의 초과 수익률을 제공하는 자산도 매력적인 투자로 보여서, 버블이 일어나기 쉬워집니다.
따라서 굉장히 낮은 무위험 이자율은 모든 것을 비싸게 만들 수 있습니다. 제로금리와 마이너스 금리 시행 이후 전 세계적으로 가상화폐, 부동산과 성장주 가격이 상승한 배경이 됩니다.
반대로 무위험 이자율이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가 갑자기 오르면 어떻게 될까요? 이 경우, 다른 자산의 상대적 매력도가 떨어져, 버블이 꺼질 수 있습니다.
미국 10년 국채 금리는 2021년 1% 초·중반대에서 2024년 말 4% 중반 수준으로 상승했습니다. 연준이 2022년 이후 기준금리를 급격히 올렸기 때문입니다.
모든 조건이 동일할 때 무위험 이자율이 높으면 다른 자산의 가격이 덜 매력적으로 보일 겁니다. 주가지수와 가상화폐도 2022년~2023년 사이에 한 차례 큰 조정을 받았던 적이 있습니다.
◆ 미국 기준 금리와 전 세계 기준 금리의 연계성
미국 금리가 중요한 이유는, 전 세계 금리가 미국 금리를 따라 변동하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주요국 채권 금리는 각국의 상이한 금융·경제 상황에도 불구하고 미국 채권 금리에 연동되어 움직입니다.
금리 외에 전 세계 주가, 환율 같은 주요 금융 변수들도 미국 시장의 움직임에 큰 영향을 받지만, 금리만큼 미국 시장을 추종하는 변수는 드물어집니다.
예를 들어 미국 증시(S&P500)는 2020년 1월 이후 2배 정도 상승했지만, 한국과 영국 증시는 제자리에 머물러 있거나 오히려 하락하고 있었습니다. 반면, 주요국 10년 금리는 2020년 1월 이후 미국 금리와 거의 유사하게 움직이고 있었습니다.
채권 금리는 미국과 전 세계의 연계성이 유달리 강한 편입니다. 한국은행 조사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금융시장 연계성이 높아지면서 미국 금리의 영향력이 높아지고 있다고 합니다.
특히 미 연준을 중심으로 기준금리 인상이 시작된 2022년 이후, 전 세계 금융시장은 미국 금리의 흐름대로 움직이는 동조화 현상이 강화되고 있었습니다.
각국의 국채 금리는 전 세계 금융시장의 자금흐름을 통해 영향을 주고받으며 함께 움직이고 있습니다. 만약 특정 국가의 국채 금리가 무위험 이자율인 미국 국채 금리와 괴리가 생기면, 글로벌 투자자들이 포트폴리오를 조정하고, 결국 해당 국가의 금리가 미국 금리와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게 됩니다.
예를 들어, 미국 국채 금리가 3%에서 5%로 상승했다고 가정해 볼게요. 만약 만기가 같은 한국 국채 금리가 3%에 머물러 있다면, 투자자들은 한국 채권을 팔고 5%인 미국 국채를 사려고 할 겁니다.
그렇게 되면 한국 국채 금리는 투자 매력이 생기는 수준까지 금리가 올라갈 수밖에 없게 됩니다. 최근에는 미국 국채 금리 움직임을 추종하는 글로벌 투자자들이 늘어나면서, 전 세계 금리 연계성이 더욱 높아졌습니다.
◆ 우리나라와 미국 금리의 동조성 강화
우리나라 국채 금리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미국 국채 금리와 동조화 경향이 점점 강해지고 있습니다. 특히 2022년 이후 다른 국가에 비해 미국과 동조성이 더 확대된 것으로 나타납니다.
한국은행의 분석에 따르면, 2013년 이후 주요국 선진국 국채 금리(10년)의 움직임 중 45%는 미국 국채 금리의 영향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선진국 금리 움직임 중 약 절반이 자국의 경제 및 금융시장 상황이 아닌 미국 채권시장의 움직임으로 설명된다는 의미입니다.
금융위기 이후, 2013년 1월 ~ 2021년 12월 사이의 우리나라에 대한 미국 국채 금리의 영향력은 주요 선진국과 유사한 45% 수준이었지만, 글로벌 통화 긴축이 시작된 이후 훨씬 큰 영향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최근 대부분의 국가에서 미국 국채 금리의 영향력이 높아지고 있고, 우리나라는 상대적으로 더 큰 영향을 받습니다.
미국의 금리 인상이 시작된 2022년 1월 이후, 우리나라는 미국 국채 금리의 영향을 58% 받는 것으로 나타나 해당 기간 선진국 평균 48%보다 높습니다.
외국인이 대한민국 국채에 많이 투자(국채 발행량의 22% 보유)하고 있고, 한국인의 해외증권 투자도 크게 늘어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도 미국과의 금융 연계성은 높게 유지될 것으로 보입니다. 앞으로도 한국 채권 금리는 미국 채권 금리와 같은 방향으로 오르내릴 가능성이 높습니다.
무위험 수익률은 모든 자산 수익률의 근간이기 때문에 장기적인 무위험 이자율 수준에 모든 자산 가격이 영향을 받습니다. 미국 금리는 글로벌 금융 시장의 기준점 역할을 하며, 전 세계 자산 가격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본 포스팅 내용은 전문가가 아닌 이상에는 다소 이해와 해석에 무리가 있을 수 있습니다만, 이전에 제가 올려 드렸던 경제정책에 대한 글들을 차분히 읽어 보시고 채권·주식 및 금리 등에 대한 지식과 이해의 폭을 넓혀가 보시길 권해 드립니다.
☛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하면, 금리와 주가가 더 오를까?
※ 잠깐 쉬어가는 소중하고 귀한 시간
'알베르 카뮈'는 프랑스의 저명한 작가이자 철학자였습니다. 1913년 프랑스 식민지였던 알제리에서 태어나 1960년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카뮈는 '노벨 문학상'을 수상했으며, 그의 대표작으로는 '이방인', '페스트', '시지프 신화' 등이 있습니다.
그는 '부조리(incoherence)와 실존주의(existentialism)'에 근거한 문학 세계를 구축했으며, 인간의 삶의 무의미성과 이에 대한 반항을 주제로 한 작품들로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참고 : UPPI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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