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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사는 데 돈 아껴야지' 내수 경기 가라앉는 이유
소비 부진이 내수경제 침체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습니다. 여러 연구에 따르면, 소비 위축은 단순한 경기 침체뿐만 아니라 인구 구조 변화, 고령화, 부동산 자산 편중 등의 구조적 요인과 맞물려 장기적으로 지속되고 있습니다.
특히 기대수명이 증가하면서 은퇴 후를 대비해 저축을 선택하는 인구가 늘어나고 있으며, 이는 소비성향 감소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또한, 가계 자산이 부동산에 집중되면서 실질적인 소비 여력이 제한되고 있는 점도 문제로 지적됩니다.
이러한 소비 부진을 해결하기 위해 정부 주도의 경기 부양 정책, AI 기반 산업 전환, 고령층 소비 여력 확대 등의 대책이 논의되고 있습니다. 내수 시장을 활성화하려면 단기적인 소비 촉진 정책뿐만 아니라 장기적인 경제 구조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50대와 60대 인구가 노후 걱정에 소비를 줄이면서 우리나라 내수 경기 침체가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평균 퇴직 연령은 2022년 기준 49세인데, 50세가 되기 전에 직장에서 나오게 된다는 뜻입니다.
하지만 실질 은퇴 연령은 72세인데, 정식 고용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 72세까지 노동하며 생계를 이어가야 합니다. 그러다 보니 은퇴 연령 인구의 상대적 빈곤율은 OECD 1위를 기록하고 있을 정도입니다.
◆ 일본식 저성장이 걱정돼요
일본식 저성장은 일본 경제가 1990년대 초반부터 장기간 지속한 저성장, 저물가, 저금리 현상을 의미합니다. 일본은 자산 거품 붕괴 이후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었고, 이후 수십 년간 경제 성장률이 0%대에 머물렀습니다.
최근 한국에서도 일본식 저성장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한국은행은 내년과 내후년 GDP 성장률이 2% 이하로 떨어질 가능성을 경고했으며, 이는 일본의 장기 불황 초입과 유사한 흐름으로 평가됩니다. 특히 고령화, 소비 위축, 산업 경쟁력 약화 등이 저성장 구조를 고착화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신성장 산업 육성, 구조 개혁, 내수 활성화 등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일본이 저성장 터널에서 벗어나지 못한 이유 중 하나는 정치권이 개혁을 외면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습니다.
노동시장 사정은 좋지 않은데 기대수명만 늘어나고 있어, 가난한 노후를 걱정한 50대와 60대가 지갑을 닫으면서 나라 전체의 소비가 크게 줄어들었습니다. 이 연령대의 소비 비중은 전체 소비의 36%입니다.
그런데 지난 20년간 해당 연령대의 소비 감소 폭은 전체 감소 폭의 36%가 아니라 14%나 더 많은, 절반을 차지합니다. 다른 연령대에 비해 돈을 더 많이 아낀다는 겁니다.
지나친 소비 감소는 일본식 장기 성장 부진을 불러옵니다. 이런 식의 소비 감소가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 구조적으로 굳어지고 있다는 의심은 10여 년 전부터 계속되어 왔습니다.
하지만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는 '고용 기간 연장과 근로 소득 증가'는 잘 이뤄지지 못했습니다. 경제성장 자체가 둔화한 탓에 중장년층의 은퇴가 늦어지는 만큼 청년의 신규 고용이 줄어들게 돼, 함부로 정년을 연장하기 어려웠거든요.
◆ 일본의 잃어버린 30년
일본의 '잃어버린 30년'은 1990년대 초반부터 시작된 장기 저성장, 디플레이션, 금융 위기 등을 포함하는 경제 침체 기간을 의미합니다. 일본은 1980년대 후반까지 세계 경제를 주도했지만, 부동산 및 주식 시장 거품 붕괴 이후 장기간 경기 침체에 빠졌습니다.
▶ 주요 원인
① 버블 붕괴 : 1980년대 후반 일본은 저금리 정책으로 인해 부동산과 주식 시장이 과열되었고, 1990년대 초반 금리 인상으로 거품이 붕괴하면서 경제가 급격히 위축되었습니다.
② 디플레이션 : 자산 가격 하락과 소비 위축으로 인해 물가가 지속적으로 하락하며 경제 회복이 어려워졌습니다.
③ 금융 시스템 문제 : 은행들이 부실 대출을 정리하지 못하면서 좀비기업(채무 상환이 어려운 기업)에 추가 대출을 제공하며 경제 회복을 지연시켰습니다.
④ 고령화와 인구 감소 : 노동력 감소와 소비 위축이 경제 성장 둔화로 이어졌습니다.
⑤ 혁신 부족 : 일본은 IT 및 디지털 혁명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하면서 글로벌 경쟁력을 잃었습니다.
▶ 최근 변화
일본은 2024년 3월, 일본은행(BOJ)이 제로금리 정책을 종료하고 금리 인상을 단행하면서 경제 회복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고령화 문제와 노동력 부족이 해결되지 않아 장기적인 경제성장 전망은 불확실합니다. 이러한 일본의 경험은 한국을 포함한 다른 국가들에게도 중요한 교훈을 제공합니다.
◆ 한마디
소비가 장기적으로 부진한 또 하나의 큰 원인이 있습니다. 가계대출이 늘어나면서 과다 채무로 원리금 상환 부담이 증가하며 다른 곳에 써야 할 돈을 쓰지 않고 있는 것입니다.
괜찮은 노동시장에서 빨리 밀려나고, 집을 사느라 큰 빚을 진 것이 소비 부진의 주축입니다. 일본이 소비 부진으로 디플레이션의 늪에 빠진 현상을 '잃어버린 30년' 등으로 불러왔는데, 우리도 곧 수십 년을 잃어버릴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드는 요즘입니다. 하지만 그 와중에 '정서적 위안'을 찾기 위한 과시성 소비는 늘어나고 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