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0원 간다던 환율 1,300원대 찍은 이유
1,300원대로 떨어진 환율, 좋은 것 아니냐고 묻는다면
원-달러 환율이 하루 평균 9.7원씩 급등락하고 있습니다. 지난달 9일 최고 1,487.6원까지 오르며 1달러에 1,500원 선을 넘는 것이 아닐지 우려를 낳았던 것이 무섭게, 지난 2일에는 장중 1,391원대까지 떨어졌다가 한덕수 국무총리와 최상목 경제부총리 동반 사퇴 소식에 '국정 공백' 우려로 1,440원대로 폭등, 다시 1,405.3원으로 떨어지며 마감했습니다.
미국 현지 시각 5일에는 1개월 뒤 결제하는 차액결제선물환 시장에서 1372.9원까지 떨어지기도 했습니다. 미국의 통상정책 변동성과 우리나라의 정국 불안으로 하루 환율 급등락이 수십 원에 달하는 모습입니다.
미국과 통상협정 중인 대만통화가 초강세를 보인 것도 영향을 끼쳤습니다. 미국이 대만통화의 절상을 요구했다는 추측이 시장에 퍼졌기 때문입니다.
만약 절상 요구가 사실이라면 결국 우리나라 통화도 가치를 인위적으로 올리는 절상 요구를 받을 테니까요. 한국은행은 4월 한 달 원-달러 환율의 전일 대비 변동 폭이 9.7원이라고 발표했습니다.
지난달 원/달러 환율이 미국 관세정책에 휘둘려 급등락하면서 하루 평균 변동성이 2년 5개월 만에 최대를 기록했습니다.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미·중 관세 협상 진전 기대로 환율이 다소 하락했지만, 국내외에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라 큰 폭으로 출렁이는 장세가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 4월 환율 일평균 변동 폭 9.7원, 2022년 11월 이후 최대
지난 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4월 중 원/달러 환율의 평균 변동 폭과 변동률(전일 대비·주간 거래 기준)은 각각 9.7원, 0.67%로 집계됐습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속도 조절 기대로 환율이 급등락했던 지난 2022년 11월(12.3원·0.9%) 이후 변동성이 가장 컸습니다. 3월(4.3원·0.29%)에 비해서도 2배 이상으로 확대됐습니다.
환율은 미 상호 관세가 발효된 지난달 9일 주간 거래에서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인 1,487.6원까지 고점을 높였습니다.
그러나 이틀 뒤인 11일 야간 거래에서는 1,420.0원으로 급락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상호관세 발효 13시간여 만에 중국을 제외한 나머지 국가에는 90일 유예한다고 밝힌 영향입니다.
이후 미국이 우리나라를 포함한 여러 국가와 관세 협상을 시작하자 환율은 1,410~1,440원대에서 등락했습니다.
지난 2일엔 미·중 통상 협상 진전 기대에 비상계엄 사태 이후 최저 수준인 1,405.3원으로 주간 거래를 마쳤으며, 야간 거래 중 1,391.5원까지 내렸습니다. 장 중 저가 기준으로 계엄 전인 지난해 11월 29일(저가 1,390.2원) 이후 가장 낮았습니다.
◆ 환율 급락도 급등도 정지 신호이긴 매한가지
환율 예측이 어려워지면 수출입 기업은 원가와 수익 예상이 어려워 무역 계약이나 투자 결정을 머뭇거립니다. 그래서 환율 변동성이 커질수록 수출 중심 산업과 내구재 투자에 타격이 커집니다.
환율 변동성 심화는 실제로 경제 성장률을 낮추는 요인 중 하나이며, 금융시장도 예외는 아닙니다. 환율이 크게 출렁이면 외국인 투자자는 자금을 빼가고, 국내 투자자들도 달러 같은 안전자산으로 몰리는 경향이 커집니다.
심지어 정책당국도 움직이기 어려워집니다. 외환시장 개입 타이밍을 제대로 잡기 힘들고, 자칫 잘못 대응하면 시장 불안을 더 키울 수 있으니까요. 다시 말해 환율이 불안정하면 경제 전반이 '움직이기를 망설이는' 상태에 빠지는 겁니다.
◆ 한마디
특히 우리나라는 기획재정부장관 자리가 공석이 되며 일본·인도 재무장관과 잡혀 있던 회담이 취소되고 한미 통상협의의 불확실성까지 커졌습니다.
불확실성이 높아져 환율이 급등하는 것은 익숙한데 왜 급락했느냐고 묻는다면, 일단은 '미국과 중국이 상호 관세 협상을 시작할지 모른다'라는 기대감이 아주 컸다고 하겠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요구할지도 모르는 '원-달러 환율 절상' 관련 움직임이, 개인 투자자가 보지 못하는 곳에서 발생하고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최근 원-달러 환율이 급락하면서 1,300원대까지 내려왔습니다. 이는 미국과 아시아 국가 간의 통화 절상 압력 기대감이 커진 영향으로 분석됩니다. 특히 대만 달러가 강세를 보이며 원화 가치도 상승하는 흐름을 보였습니다.
미국이 한미 통상협상에서 환율 문제를 논의하며 원화 절상 압박을 본격화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만약 미국이 원화 절상을 요구한다면, 수출 기업들의 가격 경쟁력이 낮아질 수 있습니다.
현재 환율 변동성이 커지면서 금융시장과 경제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앞으로의 협상 결과가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 같습니다.
자료 도움 : 어피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