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빠른 퇴근’, 주 4.5일제 근무 진짜 할 수 있는 거야?
지난 21대 대통령 선거에서 이재명 당시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 모두 "주 4.5일제 하겠습니다"라고 공약을 내세웠었습니다.
당선된 이재명 대통령이 주 4.5일제 공약을 언제 어떻게 실행하게 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양대 정당이 모두 주 4.5일제를 공약한 이유와 주 4.5일제 실행 방안, 실제 실행 가능성 등을 정리해 봤습니다.
◆ 두 정당이 주 4.5일제를 공약한 이유는 비슷한데, 주 4.5일제 왜 하자는 걸까?
① 노동생산성 향상 : 업무 효율성이 올라가서 다른 주요 나라에 비해 오래 일하지만, 그만큼의 성과는 내지 못하는 문제(노동생산성 저하)를 해결할 수 있을 거라는 전망입니다.
② 저출생 해결 : "아이 낳고 돌볼 시간이 없어" 라는 게 저출생 문제의 여러 이유 중 하나입니다. 주 4.5일제를 도입해 가족과 함께 긴 시간을 보낼 수 있게 되면 저출생 현상이 완화될 수 있을 거라는 기대도 있습니다.
③ 내수경제 활성화 : 일과 삶의 균형이 보장되면서 취미·여가 및 여행을 즐기는 사람이 많아져서 내수경제가 활성화될 거라 분석입니다.
휴일이 길어지면 수도권 사람이 지역으로 여행을 떠나는 일도 많아져서 지역 균형발전에 도움이 될 거라는 말도 나옵니다. 하지만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생각하는 주 4.5일제의 모습은 완전히 다릅니다.
◆ 각 당의 주 4.5일제, 어떻게 하자는 거야?
① 민주당 "노동시간 줄이고 주 4일제 방법 제안" : 월~목요일은 8시간, 금요일은 4시간 일해서 노동시간을 줄이는 대신, 임금은 주 40시간 일할 때와 똑같이 받는 방법을 제안했습니다.
노동시간이 줄면서 추가 채용이 필요해지면 인건비 등을 정부가 지원하겠다고 했습니다. 우리나라의 노동시간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보다 100시간 이상 긴 점을 지적하면서 "노동시간 점점 줄여서 주 4일제 준비하자"라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② 국민의힘 "노동시간은 그대로 바짝 일하고 푹 쉬자" : 주 40시간 근무를 유지하되, 노동시간을 유연하게 하자는 주장입니다. 예를 들어 월~목요일 9시간, 금요일 4시간 일하는 것입니다.
임금을 줄이지 않고 노동시간만 줄이는 건 비현실적이니까, 노동시간 유연화를 통해 워라밸을 챙겨보자는 것입니다. 대신 도입 여부는 기업 자율에 맡기자고 했습니다.
또, 주 52시간 근무제를 고쳐서 많이 일해야 할 때 몰아서 일하고, 쉴 때 오랫동안 푹 쉬자는 주장도 했습니다.
한편, 우리나라에서도 이미 각 당이 주장하는 방법으로 주 4일제 혹은 4.5일제를 시행하고 있는 곳이 꽤 있어서 사례를 살펴볼 만합니다.
◆ 벌써 주 4~4.5일제 하는 곳이 있다고?
자동문 제조업체 '코아드'는 민주당 스타일의 임금을 깎지 않는 주 4일제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울산광역시 중구청은 국민의힘 스타일로 지난 1월부터 직원의 25% 범위 안에서 노동시간을 줄이지 않는 주 4.5일제를 시범 시행했습니다.
다만 주 4~4.5일제를 도입했다가 경영난·인력난 등의 문제로 폐지한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주 4.5일제에 대한 사람들의 생각과 정부 계획 상황은 어떨지 궁금하기는 합니다.
◆ 주 4.5일제 공약한 이재명 정부, 실행 시점은?
이재명 대통령이 공약한 주 4.5일제는 현재 단계적으로 추진 중이며, 본격적인 시행은 2030년까지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주당 법정 근로시간을 52시간에서 48시간으로 단축하거나, 연차휴가 활성화 등 다양한 방식으로 실근로시간을 줄이는 방안을 검토 중입니다.
이를 위해 올해 하반기까지 '실근로시간 단축 지원법(가칭)'을 마련하고, 내년에는 포괄임금제 폐지 등 입법도 추진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다만, 고용노동부는 "구체적인 내용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라고 밝혀, 실제 법제화나 전국적 시행까지는 사회적 합의와 시범사업 결과 등을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 주 4~4.5일제 시행 시 문제점
주 4일제나 주 4.5일제를 도입할 경우 기대되는 장점도 많지만, 실질적인 시행에 있어 여러 가지 문제점도 함께 고려되어야 합니다. 몇 가지 주요한 이슈들을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① 생산성 저하 우려 : 근무 시간이 줄어드는 만큼 업무 효율이 높아지지 않으면 생산성 감소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특히 업무량이 많은 산업군이나 마감이 중요한 분야에서는 압박이 심해질 수 있습니다.
② 임금 및 고용 조건 문제 : 근무 시간이 줄어들면서 임금 삭감 우려도 존재합니다. 기업이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임금을 조정할 가능성도 있고, 비정규직이나 계약직의 고용 안정성이 더 취약해질 수 있습니다.
③ 산업별 격차 확대 : IT, 금융 같은 지식 기반 산업은 유연한 근무가 가능하지만, 제조업, 서비스업, 유통업 등은 현실적으로 주 4일제나 주 4.5일제를 도입하기 어려운 구조입니다. 이로 인해 산업 간 격차가 더 벌어질 수 있습니다.
④ 업무 강도 증가 : 같은 업무를 더 짧은 시간 내에 처리해야 하므로, 오히려 업무 강도가 증가하여 워라밸이 악화될 수 있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제도 안착을 위한 비용 새로운 시스템 도입에는 전산 시스템 정비, 직원 교육, 업무 프로세스 조정 등의 전환 비용이 발생하며 중소기업에게는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물론 이러한 문제점은 체계적인 준비와 정책 지원을 통해 충분히 보완될 수 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