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기준금리 인상 시, 한국 환율 상승 이유
일본 금리 정상화 단행, 세계 시장이 주목
일본은행(BOJ)이 24일까지 진행하는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추가로 인상하는 '금리 정상화'를 단행할지 세계 시장이 주목하고 있습니다.
일본의 기준금리는 현재 0.25%인데, 인상하게 되면 0.5%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합니다. 일본은행 입장에서는 서민의 실질소득과 소비를 감소시키는 '슈퍼 엔저'를 막으려면 금리를 올려야 합니다.
단, 금리 인상을 버티려면 일본 국내 임금 수준 인상이 따라가 주어야 합니다. 그래서 올봄 기업과 노동자를 각각 대표하는 단체 간의 임금 협상, '춘투'가 일본 금융 시장의 핵심 키워드가 되었습니다.
◆ 일본 금리 인상 임박, 세계 금융 시장 또 요동치나?
일본은행(BOJ)이 이달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해지면서, 시장에서는 '엔 캐리 청산 공포'가 다시금 확산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7월 말 일본의 기준금리 인상이 미국의 경제 둔화 신호와 겹치면서, 글로벌 금융 시장이 요동쳤던 '블랙 먼데이'가 또 다시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가 생겨납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으로 인한 정책적 불확실성까지 겹치면서, 일본은행의 입에 시장이 주목하고 있습니다.
◆ 일본, 6개월만 금리 추가 인상?
지난 19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오는 23~24일 열리는 일본은행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일본은행의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정책위원 9명 중 과반은 추가 금리 인상에 찬성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니혼게이자이는 "1월 20일 미국 대통령에 취임하는 트럼프 당선인의 발언과 이후, 시장 반응 등을 지켜본 뒤 최종 판단할 것"이라고 관측했습니다.
일본은행이 금리 인상을 선택하면 기준금리는 연 0.5%가 됩니다. 지난해 7월 결정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연 0.25%로 인상한 지 6개월 만입니다.
지난해 3월 마이너스 금리를 해제한 이후 세 번째 인상 조치입니다. 기준금리 연 0.5% 수준은 2007년 2월부터 2008년 10월 이후 처음입니다.
일본은행 금융정책을 결정하는 정책위원은 우에다 가즈오 총재, 우치다 신이치 부총재, 히미노 료조 부총재 외 6명 등 9명으로 구성됩니다.
결정은 다수결로 이뤄지며, 5명 이상 찬성하면 가결됩니다. 니혼게이자이는 "일부 정책위원이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지만 금리 인상이 결정될 공산이 크다"라고 전망했습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지난달까지만 하더라도 전문가들은 일본은행이 금리를 연 0.5%로 인상하되, 그 시점이 1월 일지 3월 일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렸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달 들어서면서 1월 인상을 전망하는 의견이 우세해졌다고 합니다. 정책위원이기도 한 우에다 가즈오 총재는 지난 15일과 16일 잇따라 "금리 결정 회의에서 금리 인상을 실시할 것인지 논의해 결정하겠다"라고 말했고, 또 다른 정책위원 히미노 료조 부총재도 14일 같은 발언을 내놨습니다.
모건 스탠리 MUFG 증권의 야마구치 다케시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16일 보고서에서 "1월 금리 인상은 거의 다 된 거래"라며 이미 결정된 일이라는 견해를 밝혔습니다. 익일 물 금리스와프(OIS) 시장에서는 이달 추가 금리 인상 확률을 80% 정도로 보고 있습니다.
◆ 일본과 미국의 기준금리 비교
전 세계가 일본의 금리 인상 여부를 주목하는 이유를 알아보려면, 미국의 기준금리 하향 추세와 함께 해석해야 합니다. 미국 기준금리는 지난해 8월까지 5.50%를 유지하다가 점진적으로 금리를 인하해 현재 4.50%까지 도달했습니다.
일본과 미국의 금리차가 좁혀질 경우, 엔 캐리트레이드가 청산되면서 지난 8월처럼 전 세계 증시가 폭락할 수도 있습니다.
금리가 낮은 엔화를 빌려 금리가 높은 달러로 된 자산을 사서 차익을 노리던 투자 자금들이, 엔화 금리가 오르면 투자자산을 대량 매도하고 엔화 빚을 갚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 일본 금리의 영향, 한국에도 끼친다.
지난해 7월까지만 해도 엔화는 38년 만에 바닥을 뚫었다고 이야기될 정도로 가치가 떨어져 있었습니다. 실제 2024년 일본으로 여행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 수는 3,687만 명으로 역대 최대였습니다.
이중 한국 국적 관광객 비중이 가장 높았습니다. 하지만 올해 들어서 엔화는 다소 강세인데, 일본은행의 금리 인상 가능성 때문입니다.
실제로 일본 경제가 회복세에 들어서고 금리가 인상되면서 '캐리 트레이드' 자금이 빠져나가면, 우리나라 환율이 지금보다 더 오를 수 있습니다. 엔화를 빌려 우리나라에 들어왔던 자금들 또한 달러 환전을 통해 이탈할 테니까요.
◆ 캐리 트레이드(Carry Trade)란?
캐리 트레이드는 금융 시장에서 널리 사용되는 투자 전략 중 하나입니다. 캐리 트레이드는 금리 차이를 이용한 거래로, 일반적으로 금리가 낮은 국가에서 자금을 빌려, 금리가 높은 국가의 자산에 투자하는 방식입니다.
이 투자 전략은 금리 차이로 인해 수익을 얻을 수 있는 가능성을 제공합니다. 예를 들어, A 국의 금리가 1%이고 B 국의 금리가 5%라면, A 국에서 돈을 빌려서 B 국의 자산에 투자함으로써 4%의 차익을 얻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캐리 트레이드는 몇 가지 리스크를 수반할 수 있습니다. 주요 리스크는 환율 변동에 있습니다. 환율이 변동하면 예상 수익이 감소하거나 손실을 볼 위험이 있습니다.
또한 금리 변화를 보면, 투자한 국가의 금리가 내려가거나 자금을 빌린 국가의 금리가 오르면, 이 전략의 이점이 줄어들 수 있습니다. 그래서 캐리 트레이드는 장기적인 시장분석과 신중한 리스크 관리가 필요합니다.
엔화로 진 빚을 갚으려고 돈을 빼는 건데, 우리나라에서 엔화가 아니라 달러가 빠져나간다니 무슨 뜻인지 궁금하시죠? 사실 우리나라 외환시장에서 직접적으로 환전할 수 있는 돈은 달러밖에 없습니다.
원화를 엔화로 바꿀 때는 달러를 중개통화로 이용해 '원화 → 달러 → 엔화' 순서로 바꾼답니다. 반대로 환전할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통화 스와프' 등 예외 경우가 있기는 하지만, 기본적으로 모든 환전은 달러를 거친다고 이해하셔도 무방합니다.
◆ 국정 불안에 일본 금리 인상 전망까지, 환율 부담 증가
국회에서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 표결이 부결된 가운데, 일본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 우려까지 이어지며, 그 어느 때보다 환율 부담이 커지고 있습니다. 일각에선 당분간 원·달러 환율이 1,400원대에서 거래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지난 9일 블룸버그 보도에 따르면, 아다르쉬 신하 미국 뱅크오브아메리카 아시아 금리 및 외환 전략 공동 책임자는 "월요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이 급등할 수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신하통신 책임자는 "윤 대통령 탄핵 실패로 불확실성이 더 오랜 기간 지속될 것이기 때문"이라며, "경기가 좋지 않아 금리 인하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탄핵마저 불발해 원화가 급락할 가능성이 크다"라고 전망했습니다.
이어 "정치 불안뿐만 아니라 경제 기초체력도 원화에 하방 압력을 가하고 있다"라고 덧붙였습니다. 윤 대통령은 지난 12월 3일 밤 10시 25분께 비상계엄을 선포했습니다. 이 영향으로 원·달러 환율은 치솟았습니다.
윤 대통령이 긴급 담화를 생중계하기 시작한 12월 3일 저녁 10시 28분 기준 서울 외환거래소에서 원·달러 환율은 1403.20원에 거래됐으나, 다음 날 새벽인 00시 17분에는 3.08% 높은 1446.50원까지 치솟았습니다.
이후 비상계엄령 선포 157분 만에 국회에서 해제 안이 가결됐고, 국무회의를 통해 안건이 의결되어 대통령이 이를 수용하며 환율은 개선되었으나, 국정은 여전히 불확실한 상황입니다.
※ 엔 캐리트레이드가 뭐길래 세계 증시를 폭락시켰어? 궁금하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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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 어피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