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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박 한 통에 3만 원? ‘더위 먹은’ 물가, 히트플레이션 해결 방안은?

쏭강 누리집 2025. 7. 17. 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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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트플레이션 원인과 해법

 

제철 과일인데도 수박 한 통 3만원 시대

푹푹 찌는 찜통더위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장바구니 속 가격표를 보고도 날씨가 체감되는 요즘입니다. 매년 반복되는 '히트플레이션', 원인과 해법을 짚어봤습니다.

 

히트플레이션이란 폭염 등 이상기후로 인해 농·수산물 공급이 줄어들면서 물가가 상승하는 현상을 말합니다. 최근 한국에서는 수박 한 통이 3만 원에 육박할 정도로 가격이 급등하며 이 현상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폭염 등 이상기후로 인한 마늘농가 피해 막심

히트플레이션은 단순한 물가 상승을 넘어 기후변화가 경제에 미치는 직접적인 충격입니다. 특히 저소득층에게 더 큰 부담이 되고, 식량 안보와 국제 협력 문제로도 이어질 수 있습니다.

 

◆ 히트플레이션이란?

 

연일 기록적인 폭염에 농작물도 시름을 앓고 있다. 지난 25일 오후 충북 제천시 천남동 국도변 밭에 심은 호박 잎사귀가 시들고 있다.

'열(heat)'과 '물가 상승(inflation)'을 합친 말로, 폭염과 같은 기후 이상 현상 때문에 물가가 오르는 걸 의미합니다. 한여름 폭염으로 농작물 생육이 더뎌지거나 어류 폐사가 잦아지는 등의 현상으로 농·수산물 공급이 줄고 가격이 쭉쭉 오르는 것입니다.

 

기상청에 따르면 올해 7월 상순(1~10일) 전국 평균기온은 28.2도로, 1973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입니다. 이렇게 때 이른 더위가 찾아오면서 작황 부진이 이어지고, 이로 인해 가격이 오르면서 히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 됩니다.

 

◆ 물가가 얼마나 올랐는데?

 

이번 여름 히트플레이션 영향은 과일과 채소부터 수산물까지 나타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품목 몇 가지의 사례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 수박 :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지난 11일 기준 수박 한 통 소매가는 2만 9,115원을 기록했습니다. 일주일 전 2만 3,763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22.5% 올랐고,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6.5%나 비싼 것입니다.

 

명품 양구 수박 본격 출하, 1통에 최고 3만원 넘어

지난달 장마로 일조량이 부족해 생육이 늦어진 데다, 무더위가 갑자기 찾아오면서 찾는 사람이 늘어난 게 주요 원인이라고 합니다.

 

▶ 배추 : 작년 '금배추' 사태를 겪었던 배춧값은 올해도 만만치 않게 뛰었습니다. 지난 11일 기준 배추 한 포기 소매가는 4,309원으로, 일주일 새 27.4% 올랐습니다.

 

금 배추 시대 오나, 이상기후로 원예작물 수급 비상

폭염 때문에 산지에서 낮에 작업을 못해 공급량이 줄고 있다고 합니다. 배추와 함께 여름철 고랭지 채소로 묶이는 무 역시 1개당 2,313원으로 일주일 전보다 가격이 15.8% 올랐습니다.

 

 

▶ 우럭 : 해양수산부는 지난 9일 서해·남해·제주 연안에 고수온 '경계' 단계를 발령했는데, 작년보다 보름이나 빠른 시점입니다. 고수온에 약한 대표 양식 어종인 우럭은 수온이 26도를 넘으면 폐사가 시작됩니다.

 

최근 여수에서는 폭염으로 해수 온도가 급상승하면서 지난달 15일부터 양식장 47곳에서 우럭 등 어류 10만마리 이상이 집단 폐사했다.

실제로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3월까지 우럭 출하량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27.3% 줄었고, 7월 들어 도매가격은 1kg당 1만 6,125원으로 41.8% 폭등했습니다.

 

한편 남미 페루·칠레산 오징어로 만드는 오징어채 가격 역시 1kg당 2만 8,000원으로 작년보다 40% 올랐습니다. 이곳에선 라니냐 현상으로 인해 우리나라와 정반대로 수온이 크게 떨어지며 오징어 어획량이 급감했다고 합니다. 지구 반대편 기후변화의 영향이 우리나라에도 영향을 미친 것입니다.

 

라니냐 현상으로 인해 수온이 크게 떨어지며 오징어 어획량이 급감, 오징어채 가격 역시 1kg당 2만 8,000원으로 작년보다 40% 상승

정부는 히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자 대책 마련에 나섰습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단기 대응책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고 지적합니다. 폭염은 매년 반복될 가능성이 높고, 이미 이상기후는 '뉴노멀'이 됐기 때문입니다.

 

한국은행은 기후위기에 따른 농산물 가격 충격은 6개월 이상 이어지며, 따라서 중장기적 대응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물가를 넘어 경제 전반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는 히트플레이션이 매년 반복되는 걸 막기 위해선 구조적인 해결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는 말이 나옵니다.

 

◆ 전문가들이 제시하는 해법

 

가장 먼저 고온에 강한 신품종을 개발하고, 농업·어업의 기후 대응력을 키워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스마트팜 등 첨단 농업 시스템을 활용해 기후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하는 인프라를 마련하고, 높은 기온에 강한 품종을 연구·보급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스마트팜 등 첨단 농업 시스템을 활용해 기후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하는 인프라를 마련

실제로 최근 고온에 강한 상추와 감자 등 신품종 개발이 이뤄지고 있는데, 이러한 사업을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큽니다.

 

유통 구조 개혁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식료품 물가는 2023년 기준 OECD 평균보다 56% 높습니다. 농민 → 도매시장법인 중도매인 마트 등 소매상을 거쳐 가는 과정에서 유통 비용도 많이 들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해외와 달리 '마진이 한 번 더 붙는' 구조라 이를 해결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농산물 유통구조 개혁, 더 이상 늦출 수 없는 농정

수입 창구를 확대해야 한다는 말도 나옵니다. 현재 일부 과일의 경우 까다로운 검역 절차로 수입 공급 창구가 막혀 있는데, 이를 완화하는 방안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다만 "비싸면 수입한다"는 단순한 접근보다는 세밀하고 정교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얘기도 있습니다. 최근 정부가 미국산 사과 수입을 검토하자 농민들이 반발하고 있어, 이들의 농사 생산 기반을 흔들지 않기 위한 합의도 필요합니다.

 

최근 정부가 미국산 사과 수입을 검토하자 농민들이 반발

 

자료 제공 : 뉴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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