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전세대출 받기 더 어려워진다고?
보증은 전세대출을 받기 위한 안전장치
전세 자금 대출을 받을 때, 주택도시보증공사(HUG)와 같은 기관에서 보증을 받게 됩니다. 보증을 받은 후 대출을 받은 사람(차주)이 은행에 돈을 갚지 않을 경우, 보증기관에서 책임을 지게 됩니다. 이런 구조 아래에서 은행은 담보 없이도 전세 자금 대출을 해줬습니다.
◆ 보증 한도 정하는 '기준' 변경
올해 하반기부터는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서 소득이나 기존 대출 등 상환 능력을 반영해서 보증 한도를 설정할 계획입니다.
현재까지는 보증을 받을 때 대출받는 사람의 조건을 고려하지 않고 있는데, 앞으로는 소득이 낮거나 기존 대출이 많다면 보증 한도가 줄어들 수 있습니다. 그만큼 은행은 대출 심사를 더 깐깐하게 보게 돼, 전세대출받기는 전보다 더 까다로워질 것입니다.
보증 한도가 전세가를 올리는 요인으로 지적됐습니다. 전세 자금 대출은 주로 무주택 실수요자를 위한 제도입니다. 그래서 정부도 전세 자금 대출 보증 등 전세 관련 제도를 크게 터치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요즘 분위기는 다릅니다. 전세 자금 대출 보증이 전세 수요와 매매 수요까지 직간접적으로 자극한다는 진단이 나오자 정부와 기관들도 제도 손보기에 들어갔습니다.
◆ 전세 자금 대출 보증이 주택시장에 미치는 영향과 정책 방향
전세 이주를 원하는 가구의 전세보증금(2024년 평균 전국 2.2억 원, 수도권 3.2억 원)이 가구 순자산(2024년 평균 순자산 5 분위 이하 2.0억 원, 6 분위 이하 2.8억 원) 보다 높아 자금 마련이 어려울 경우 공적 보증을 통한 전세 자금 대출 필요합니다.
임차 가구의 전세 자금 대출은 주택을 담보로 하지 않아 전세 자금 대출 보증이 필요하며, 전세 자금 대출 보증 공급 규모는 전반적으로 증가 추세(2019년 약 66.5조 원에서 2023년 약 104.9조 원으로 증가)입니다.
국토연구원(원장 심교언) 부동산시장정책연구센터 오민준 부연구위원과 연구진은, 국토정책 Brief 제995호 '전세 자금 대출 보증이 주택시장에 미치는 영향과 정책 방향'을 발간하고, 전세 자금 대출 보증의 영향과 문제점을 살펴보았습니다.
전세 자금 대출 보증으로 전세 거주 가구는 주거비를 완화할 수 있지만, 전세 수요가 증가해 전세시장뿐 아니라 매매시장 변동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전세 자금 대출 보증은 전세 수요 증가와 전세가격 상승에 영향을 미치므로, 전세 자금 대출 공적 보증은 서민, 저소득층의 주거비 완화를 위해 공공의 역할을 강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전세 자금 대출 보증의 주거비 완화 효과를 살펴보면, 월세 거주 가구가 동일한 주택에 전세로 거주할 때 주거비는 감소하며, 수도권 완화 효과는 상대적으로 적으며 주거비 완화 효과는 아파트가 상대적으로 낮습니다.
전세가격 상승 시 전세 자금 대출 보증은 주거비 완화에 효과가 있으며, 전세 자금 대출 보증 증가는 주거비 상승에 영향을 미칩니다.
오민준 부구위원과 연구진은 전세 자금 대출 보증 정책의 방향을 다음과 같이 제시하였습니다. 임차인 주거비 완화를 위해 전세 자금 대출 공적 보증을 저렴한 전세 주택에 집중하고, 이자율과 보증료 인하 정책의 병행을 통해 주거복지 강화를 도모합니다.
전세 자금 대출 증가에 따른 전세가격 상승 방지를 위해, 중·고가 전세 자금 대출에 대해서는 상환 능력 중심의 대출 기준 강화를 검토합니다.
전세 자금 대출 보증 리스크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공적 보증의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시세 정보를 확충하여 전세 자금 대출 심사의 효율성을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합니다.
◆ 서울 아파트 월세 11개월째 상승
우리나라 임대차 시장은 월세 중심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월세 수요가 커진 만큼 월세 가격도 비싸지는 중입니다. 지난 1년간 월세 가격은 7.9% 올랐으며, 같은 기간 아파트 매매 가격은 3.1%, 전세보증금은 6.2% 오르는 데 그쳤습니다.
정부의 대출 규제와 전세사기 여파로 월세 수요가 커지는 가운데, 서울 아파트·오피스텔 월세가 가파르게 상승하며 세입자들의 주거비 부담이 커지고 있습니다.
지난 2월 7일 KB부동산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월세 지수는, 지난달 기준 전년(112.2) 대비 7.9% 오른 120.9입니다. 지난해 3월부터 11개월째 상승세로 강북 14개 구는 7.4%, 강남 11개 구는 8.2% 올랐습니다.
이 기간 서울 아파트 매매 가격이 3.1%, 전세보증금이 6.2% 오른 것에 비해, 더 크게 오른 수치입니다. 월세 지수는 96㎡ 중형 이하 아파트를 대상으로 조사했습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월세 거래에서 월세 거래 비중은 커지고 있습니다. 지난해 8월 41.0%로 연중 최저 수준을 기록했지만, ▲9월 46.9% ▲10월 43.7% ▲11월 45.8% ▲12월 48.6%로 늘고 있습니다.
월세 오름세에 서울 아파트의 전월세 전환율도 높아졌습니다. 지난달 전월세 전환율은 4.14%로 지난해 10월 이후 넉 달째 상승세입니다.
전월세 전환율이 높아지는 것은, 전세금을 월세로 전환했을 때 더 많은 월세를 받을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강북 14개 구, 강남 11개 구의 전월세 전환율도 각각 4.18%, 4.10%로 넉 달 연속 상승했습니다.
오피스텔 월세도 올랐습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전국 오피스텔 월세는 전월 대비 0.15% 상승했다. 2023년 6월 이후 18개월째 오름세입니다.
서울 오피스텔 월세도 지난해 11월에 비해 0.12% 오르며, 지난해 1월 상승 전환한 후 12개월 연속 상승했습니다. 서울 월세 상승률은 지난해 11월(0.09%) 보다 확대됐습니다.
월세 가격 상승으로 임대 수익률 역시 증가했습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전국 오피스텔 임대 수익률은 지난해 1월 5.27%에서 12월 5.45%로, 서울은 4.78%에서 4.90%로 상승했습니다.
오피스텔 월세 상승 요인으로는 공급 부족이 꼽힙니다. 부동산 R114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오피스텔 입주 물량은 3만 2,214 가구로 2021년(7만 7,018 가구)의 절반 이하에 불과했습니다. 올해는 3만 가구, 2026년부터 1만 가구 이내에 그칠 것으로 예상됩니다.
정부의 대출 규제가 강화되며 최근 시중은행들이 전세 자금 대출 문턱을 높이는 추세입니다. 전세 수요가 반전세나 월세로 선회하면서 월세 가격 상승이 당분간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 나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