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물가 상승에 코스피 가격 하락세?
미국 소비자물가 상승 소식에 깜짝 놀란 코스피 근황 정리
지난 15일, 미국 노동부는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기 대비 2.7% 상승했다고 발표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이 미국의 인플레이션에 일부 영향을 주기 시작한 것입니다.
수입품에 관세가 붙으면 외국의 수출 기업은 자신의 상품을 관세만큼 비싸게 파는 셈이 되어 가격경쟁력을 상실하지만, 관세를 직접적으로 지불하는 기업은 외국 기업이 아니라 미국의 수입 기업입니다.
수입 기업은 수입품 가격에 관세를 반영해 결국 미국 내 물가가 오르게 됩니다. 여기에 의약품과 반도체의 품목별 관세가 부과될 가능성까지 커지니 기준금리 인하를 기대하기 어려워진 셈입니다.
◆ 6월 미국 소비자물가 반등, 트럼프 관세 영향 본격화되나?
지난달 미국의 소비자물가상승률이 반등한 것으로 집계되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 관세 정책의 영향이 나타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미국 노동부는 지난 15일(현지 시간)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기 대비 2.7% 상승했다고 발표했습니다.
미국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 1월 3.0%, 2월 2.8%를 기록했다가 3월 2.4%로 낮아졌습니다. 4월(2.3%)과 5월(2.4%) 낮은 수준을 유지했으나 6월 들어 비교적 큰 폭으로 높아진 것입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 관세 정책이 미국 경제에 서서히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미 CNBC는 "6월 중 관세가 가격에 얼마나 영향을 미쳤는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지만, 관세가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징후들은 있다"라며 "관세에 임감한 의류 가격은 전월 대비 0.4% 올랐습니다. 마찬가지로 관세 영향을 받는 가정용 가구 가격은 한 달 만에 1% 인상됐다"라고 주목했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6월 인플레이션이 상승했는데, 이는 기업들이 관세 비용을 소비자들에게 전가하기 시작했다는 잠재적인 신호다'라며 가구와 의류 외에도 영상 및 음향 제품(1.1%), 장난감(1.8%) 가격이 올랐다고 지적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간 관세 정책을 쏟아내면서도, 기존 물가 지표 등을 근거로 인플레이션을 부추기지 않는다고 주장해 왔습니다. 그러면서 연방준비제도의 기준금리 인하를 연이어 압박해 왔습니다.
반면 대부분 경제학자들은 관세가 가격상승으로 이어지고, 경제 성장을 저해할 것이라고 경고해 왔습니다. 연준 역시 물가 상승 우려를 이유로 기준금리 인하에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6월 들어 관세 영향이 일부 가격에 반영되는 모습이 드러났으나, 영향이 얼마나 크고 지속될지는 여전히 불확실합니다.
대다수 소매업체들은 아직 가격을 인상하지 않았기에 올해 말 인플레이션이 나타날 것이라는 주장과, 일부 인상이 있더라도 지속적인 인플레이션까지는 아니라는 주장이 혼재하고 있다고 WSJ는 전했습니다.
◆ 미국 채권 금리가 코스피를 조정하는 이유
연중 최고치를 경신하며 잘 달리던 코스피는 지난 16일, 미국 장기채 금리 상승에 조정 국면을 맞았습니다. 특히 상법 개정안 통과 등 자본시장 자체의 체질을 개선하려는 노력에 기대를 모으던 금융주들이 최대 7%까지도 급락했습니다.
미국 장기채 금리 상승은 인플레이션을 우려한 채권 투자자들이 채권에 더 높은 금리를 요구했기 때문입니다. '크고 아름다운 단 하나의 법안'이 늘릴 미국 정부 재정적자로 채권 발행이 늘어날 예정이기도 합니다.
이렇게 미국 금리가 올라 버리면 우리나라 금리도 따라서 올라갑니다. 금리가 오르니 기업 경영 활동과 투자 활동이 위축됩니다, 경기 침체 걱정도 하게 됩니다.
실제로 관세 때문에 기업들의 실적도 걱정되고 있는 상황이라 "기업 실적이 발표되고 경기가 가라앉으면 주가가 떨어질 거야"라고 생각한 차익 실현 매물이 쏟아졌고, 코스피에 조정이 온 것입니다.
◆ 불 뿜는 코스피 식힌 미국 물가, 금융·증권 약세
연중 최고치를 계속 경신해 오던 코스피가 미국 장기채 금리 상승이란 암초를 맞았습니다.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발표되자 시장이 관세 영향에 따른 인플레이션 재상승을 우려하며 미 국채 30년 수익률이 5%를 넘어섰기 때문입니다.
이 때문에 그동안 코스피 상승에 힘을 보탠 달러당 원화값 역시 1,385원대까지 떨어졌습니다. 상법 개정에 대한 기대로 상승했던 코스피가 당분간 추가 모멘텀 없이는 글로벌 거시경제 변수 탓에 숨 고르기 장세에 접어들 것이란 전망도 나옵니다.
지난 16일 코스피는 전일 대비 0.9% 하락한 3186.38에 거래를 마감했습니다. 시가총액 1위인 삼성전자가 1.57% 올랐으나 그동안 상법 개정 모멘텀으로 급상승했던 금융·증권 업종이 크게 조정받으며 지수가 하락했습니다.
그동안 글로벌 유동성을 이끈 동력은 미국 달러 약세였는데 달러 인덱스가 이날 98.31까지 올랐습니다. 이달 2일 96.42까지 내려가며 달러 약세 추세가 반전되고 있는 것입니다.
이에 따라 최근 일주일간 코스피에서 1조 4,000억 원을 순매수한 외국인 자금도 되돌림 현상이 나타났습니다. 이날 외국인은 코스피에서 268억 원 순매수했는데 선물은 7,283억 원 순매도했습니다.
◆ 삼성전자 '웃고' 하이닉스 '울고', 주가 희비 엇갈린 이유
코스피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습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대법원 무죄 확정 소식에 삼성전자는 상승세를 타고 있는 반면, 골드만삭스가 투자 의견 하향을 제시한 SK하이닉스는 10% 가까이 급락 중입니다.
지난 17일 엠피닥터에 따르면, 오후 2시 29분 현재 삼성전자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2.86% 오른 6만 6,550원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SK하이닉스는 8.96% 떨어진 26만 9,500원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이날 대법원 3부(주심 오석준 대법관)는 자본시장법 위반과 업무상 배임 혐의로 기소된 이 회장 및 임직원들에 대한 상고심 선고를 열고 검사의 항고를 기각, 이 회장의 무죄를 확정했습니다.
이 회장과 임직원들은 2015년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과정에서 삼성물산 가치를 인위적으로 낮추고 제일모직 가치는 끌어올려 적은 지분으로 그룹 지배력을 강화하려 했다는 혐의로 기소됐습니다.
여기에 제일모직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자회사이던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회계를 분식한 혐의도 받고 있습니다. 앞서 1심과 2심 모두 이 회장에게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대법원 확정판결로 이 회장에 대한 10년에 걸친 사법 리스크가 해소되면서 투자 심리에 불이 붙은 모양새입니다. 향후 이 회장이 적극적인 경영 활동을 통해 침체에 빠진 반도체 사업을 반등시킬 것으로 예상되면서입니다.
◆ 마치며
지난 17일 어제는 기관 매수세가 돌아오고 삼성그룹 이재용 회장의 최종 무죄 소식이 나오며 삼성그룹주 상승 주도로 코스피가 다시 반등했습니다. 하지만 근본적 위험 요소가 해소되지는 않았습니다.
주식 투자만 생각했을 때는 '금리 상승은 주가 상승의 적(敵)'이 됩니다. 지금처럼 세계정세와 경제에 전반적인 위험요소가 커져서 금리가 오르는 거라면 증시가 순조롭게 오르기 어렵습니다.
코스피뿐 아니라 미국 증시와 글로벌 증시도 하락세를 보였습니다. 결국 증시가 얼마나 활발하게 돌아갈 것인지는 미국에서 나올 뉴스를 지켜봐야 하겠습니다.
자료 제공 : 어피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