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아시아나 합병 후 ‘마일리지 소멸’ 불안감 확산
두 항공사의 마일리지 통합안에 내 마일리지는 어떻게 되나요?
지난해 말, 아시아나항공이 대한항공의 자회사로 편입됐습니다. 이때부터 6개월 이내에 공정거래위원회에 마일리지 통합안을 제출하기로 했는데, 그 시한이 6월 12일로 다가왔습니다.
대한항공이 제출해야 하는 마일리지 통합안에는 마일리지 전환 비율과 방식이 포함됩니다. 두 항공사가 보유한 마일리지 잔액이 3조 5,700억 원으로 막대한 규모인 데다, 수천만 고객의 이해관계가 걸려있는 사안이라, 이 통합안이 어떻게 나올지에 대해 시장의 관심이 커집니다.
현시점에서 탑승 마일리지는 1대 1 비율이 유력하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마일리지는 크게 탑승 마일리지와 제휴 마일리지로 나뉩니다. 탑승 마일리지는 비행기를 탔을 때 적립되는 마일리지를 뜻합니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기준 도시 간 비행거리를 기준으로 적립되기 때문에 대한항공에서 쌓았건, 아시하나항공에서 쌓았건 마일리지의 가치에 큰 차이가 나지 않습니다.
그래서 과거 해외 대형 항공사들끼리 합병할 때도 탑승 마일리지는 1대 1로 합쳐진 경우가 많았습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도 다르지 않을 듯합니다.
◆ 대한항공·아시아나 마일리지 통합안 눈앞, 탑승·제휴 차이 전망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마일리지 통합안에 대한 경쟁 당국의 심사 개시가 눈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합병 비율 산정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항공업계에서는 항공기 탑승으로 적립한 마일리지는 1대 1로 통합될 수 있지만, 신용카드 이용 등으로 쌓은 제휴 마일리지는 1대 1 전환이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됩니다.
지난 8일 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오는 12일까지 공정거래위원회에 아시아나와의 마일리지 통합 비율과 전환 계획 등을 담은 통합안을 제출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대한항공이 지난해 12월 12일 아시아나항공을 자회사로 편입한 뒤 6개월 이내에 공정위에 통합안을 낸 뒤 승인 심사를 거치도록 한 데 따른 것입니다.
항공 소비자들의 시선이 쏠리는 곳은 마일리지 통합 비율입니다. 항공사 마일리지는 항공기 탑승 마일리지와 제휴 카드사, 호텔·렌터카·쇼핑몰 이용 등을 통해 적립한 제휴 마일리지로 나눕니다.
우선 탑승 마일리지의 경우 1대 1로 전환하는 방식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습니다. 탑승 마일리지는 국제항공운송협회(IATA)가 정한 도시 간 비행거리를 기준으로 적립됩니다.
항공사가 다르다고 이동 거리가 크게 차이 나지는 않기에 적립되는 마일리지는 비슷한 수준입니다. 과거 글로벌 항공사의 합병 사례를 봐도 탑승 마일리지는 1대 1로 통합된 사례가 많습니다.
2011년 미국 유나이티드항공과 콘티넨탈항공 합병, 2008년 미국 델타항공-노스웨스트항공 합병, 2004년 에어프랑스와 네덜란드 KLM 합병에 따라 양사 탑승 마일리지가 1대 1로 합쳐졌습니다.
하지만 제휴 마일리지의 통합 비율은 다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데, 시장에서 책정하는 마일리지 가치가 항공사별로 다르기 때문입니다.
1마일당 가치는 대한항공은 15원, 아시아나는 11~12원 수준으로 알려졌습니다. 카드별로 다르지만 통상 대한항공 마일리지는 1,500원당 1마일을, 아시아나는 1,000원당 1마일을 적립해 왔습니다.
양사 마일리지가 시장에서 1:0.7 가량의 비율로 가치를 인정받는 셈이 됩니다. 이처럼 마일리지의 가치가 크게 다른데도 동일하게 통합하면 대한항공 제휴 마일리지를 주로 쌓은 고객에 역차별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그렇다고 해서 1:0.7로 비율을 정하면 아시아나 이용자들이 불만을 가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 제휴 마일리지 전환 비율이 관건
문제는 신용카드 사용 등 제휴사에서 쌓은 제휴 마일리지의 통합 비율입니다. 제휴 마일리지의 가치는 항공사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습니다.
같은 금액을 카드로 결제해도 대한항공은 1,500원당 1마일, 아시아나는 1,000원당 1마일을 적립해 주었습니다. 만약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마일리지 가치를 1:1로 단순 통합하면 대한항공 고객이 손해를 볼 수 있는 상황입니다.
그렇다고 아시아나항공의 마일리지 가치를 낮춰 통합하면, 아시아나항공 고객들의 불만이 크겠지요. 국회입법조사처는 지난해 말 "국제 사례나 서비스 차이 등을 고려해 1:0.9 정도의 비율이 합리적''이라는 의견을 제시한 바 있습니다.
◆ 아시아나, 마일리지 털기 돌입? '제주행 1만 3,000석 대방출'
아시아나항공은 대한항공과 마일리지를 통합하기 전, 고객들의 아시아나 마일리지 사용을 최대한 이끌겠다고 했었습니다. 마일리지 전용기를 띄우거나, 마일리지로 물건을 구입할 수 있는 온라인몰을 적극 운영하겠다는 내용이었습니다,
항공 노선이 제한적이고 판매 물품도 다양하지 않아 불만이 나왔었습니다. 이번 통합에서도 전환 비율이 공정하지 않다면 누군가는 손해를 볼 수밖에 없겠지요. 그래서 비율 못지않게 그 기준이 납득 가능한지 살펴보는 게 중요하다고 봅니다.
◆ "마일리지, 지금 아니면 언제 쓰나?" 이용자 선택은?
아시아나항공의 프로모션은 이용자들에게 실질적인 혜택을 줄 수 있는 기회로도 해석하지만, 한편으로 향후 대한항공과 통합에 따른 마일리지 정책 변화에 대비해야 하는 출발점으로 읽는 시각도 제기됩니다.
전문가들은 ''마일리지를 효율적으로 활용하려는 소비자들에게 지금이 최적의 기회일 수도 있지만, 제한적인 노선과 공급 좌석은 여전히 걸림돌"이라며, ''이번 프로모션이 소비자 만족도를 높이는 전환점이 될지, 아니면 또 다른 불만을 키우는 계기가 될지는 결국 시행 과정과 시장 반응이 판가름할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 대한항공·아시아나 합병 후 '아시아나 마일리지 소멸' 불안감 확산
"도대체 살 게 없네, 살 게 없어" 온 가족이 아시아나항공 마일리지를 적립해 온 정모 씨가 3주 전부터 아시아나항공 온라인 마일리지숍을 들락거리면서 내뱉은 말입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합병한 후 마일리지가 없어질지도 모른다는 걱정이 들어 마일리지를 얼른 써야겠다는 게 정 씨의 생각이었습니다.
오늘은 풀린 물품이 있나 싶어서 사이트에 들어가 보지만 대부분 품절이었습니다. 에버랜드 자유이용권, 한화리조트 숙박권, 영화 예매권 등 쏠쏠해 보이는 품목은 하나도 살 수 없었습니다.
결국 프랜차이즈 카페 마카롱 기프티콘, 휴대용 고체 치약 등 평소 잘 쓰지도 않는 품목을 구매하는 데 2만 마일리지를 사용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