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연말·연시 보내는 올바른 음주 방법
연말·연시 늘어나는 술자리, '통풍' 유발
한 해를 마무리하고 새로운 내년을 준비하는 시기가 되면, 다양한 모임과 함께 술을 마시는 자리도 자연스레 늘어나게 됩니다.
이럴 때 특히 주의해야 할 질환이 바로 '통풍'입니다. 기름진 음식과 과음은 통풍 환자나 고위험군에게 훨씬 위험하기 때문입니다.
오늘 포스팅에서는 통풍은 물론 과음으로 인해 발병할 수 있는 질환과 올바른 음주 방법에 대해 함께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 바람이 스치기만 해도 아픈 통풍
통풍은 혈액 내 요산 농도가 높아지면서 요산염 결정이 관절과 주변 조직에 침착돼 염증을 유발해 통증을 일으키는 질병입니다.
통풍을 유발하는 요산은 '퓨린'이라는 단백질에 의해 생성됩니다. 퓨린은 음식을 통해 섭취되어 체내에서 요산이라는 찌꺼기로 대사 되고, 다시 소변으로 빠져나가는데 이 요산이 빠져나가지 못하고 쌓여 통풍이 생기는 것입니다.
통풍의 가장 큰 특징은 극심한 통증으로, 바람이 스치기만 해도 극심한 통증을 겪게 된다고 해서 통풍이라는 이름이 붙여졌습니다. 통풍은 특히 겨울철에 악화되는데, 찬 바람이 혈액 속 요산 침착을 더 활성화시키기 때문입니다.
▲ 2023년 국내 통풍 환자 현황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23년 국내에서 통풍으로 진료받은 인원은 53만 5,100명으로 2019년 46만 2,279명 대비 4년간 15.8%가 늘었다고 합니다. 성별로는 2023년을 기준으로 남성 환자가 여성보다 약 12배 많습니다.
이는 남성이 여성보다 단백질과 알코올 섭취가 많고, 남성의 경우 콩팥의 요산 제거 능력이 나이가 들수록 감소하는 반면, 여성은 폐경 이전까지 여성호르몬의 영향으로 요산 제거 능력이 유지되기 때문입니다.
또한 예전에는 주로 비만한 중년 남성에서 통풍이 많이 생겼습니다. 최근에는 고기 위주의 서구화된 식습관에 음주 문화나 탄산음료 소비 증가 등이 어우러지며 젊은 세대에서도 늘어나는 추세라고 합니다.
◆ '통풍'의 증상은?
요산 결정체의 덩어리인 통풍성 결절은 관절 주위나 피하 조직에 나타나는데, 특히 발가락·발목·손가락·무릎에 통증이 잘 나타납니다.
통풍은 관절이 갑자기 빨갛게 부어오르고 손을 대기 힘들 정도로 심한 통증을 보입니다. 통증의 정도는 얇은 이불을 스치기만 해도 아플 정도로, 양말을 신지 못하고 제대로 걷지 못하는 증상을 보이며, 발열과 오한이 동반되기도 합니다.
처음 발병 후 수 일이 지나면 저절로 회복된 것처럼 보이지만, 상당 기간이 지난 후에 다시 발병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통풍은 보통 통증이 있을 때만 치료하고 꾸준히 치료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장기간 통풍을 방치하면 통풍 결절이 울퉁불퉁 튀어나와 신발을 제대로 신지 못할 수 있고, 신장 기능 저하 등 치명적인 합병증까지 초래할 수 있습니다.
◆ 연말에 통풍이 증가하는 이유는 '과음' 때문?
과음과 과식은 누구에게나 좋지 않지만, 특히 통풍 환자들은 각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기름진 음식과 과음이 통풍의 증상을 악화시키기 때문입니다.
특히 술의 에탄올 성분은 콩팥에서 요산 배설을 억제해 혈중 요산을 증가시켜 통풍을 악화시킬 수 있습니다. 술 중에서 맥주는 효모, 보리 등 퓨린 함량이 높은 성분이 들어가 다른 술보다 더 위험합니다.
음주량이 많을수록 통풍의 위험이 올라가기 때문에 비단 맥주뿐만 아니라 과도한 음주는 삼가는 것이 좋습니다.
소위 '치맥'을 많이 하면 통풍이 온다는 이야기를 자주 듣는데요. 맥주에는 퓨린이 다량 함유돼 있고, 치킨은 고단백 음식이므로 실제로 치맥은 통풍에 좋지 않다고 합니다.
◆ 통풍 피하는 생활 습관
통풍은 꾸준한 약물치료와 식이요법을 통한 생활 습관 개선이 중요합니다. 통풍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과음, 과식을 피하고 규칙적인 운동을 통해 적정 체중을 유지해야 합니다.
1. 알코올과 기름진 음식 줄이기
술자리에서는 알코올 섭취를 줄이고, 기름진 음식 대신 건강한 메뉴를 선택하세요. 퓨린 함량이 높은 내장, 고기, 치킨, 등 푸른 생선은 섭취를 줄이고, 저지방이나 무지방 유제품, 곡류, 채소, 과일, 달걀, 해조류 등 지방이 적은 식품 섭취는 통풍 예방에 도움이 됩니다.
2. 규칙적인 운동으로 적정 체중 유지하기
비만은 통풍의 주요 원인 중 하나이기 때문에 규칙적인 운동으로 건강한 체중을 유지하는 게 중요합니다. 다만 과도한 운동은 오히려 요산 생성을 증가시킬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하셔야 합니다.
3. 충분한 수분 섭취하기
수분 섭취는 소변으로 요산을 배출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4. 치료 목적 약물 복용하기
통증 완화를 위한 항염증제와 요산 배설을 촉진하는 약물을 꾸준히 복용하세요. 의사와 상의해 본인에게 맞는 치료법을 찾는 것이 중요합니다.
◆ 과음으로 발생할 수 있는 질병들
지나친 음주는 우리 건강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는데요. 앞서 알아본 통풍 외에도 음주로 발생할 수 있는 질병이 무엇이 있는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1. 알코올성치매
장기간 술을 먹으면 알코올이 뇌세포에 손상을 가해 알코올성치매를 유발할 수 있습니다. 알코올성치매의 대표적 증상은 흔히 '필름이 끊겼다'라고 표현하는 블랙아웃현상으로, 이 현상이 장기적으로 반복되면 뇌가 심각하게 손상돼 치매에 이를 수 있습니다.
※ 술 진탕 마시면 필름이 끊기는 이유
초기에는 최근 일을 기억하지 못하며 진행될수록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겪게 되며, 감정과 충동을 조절하는 뇌의 전두엽이 알코올에 의해 손상돼 성격이 폭력적으로 변하기도 합니다.
급성 알코올성치매는 바로 금주하면 회복될 수 있지만 대체로 뇌세포는 한번 손상되면 회복하기 어려우니 각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2. 알코올성심근병증
꾸준히 과음하면 술 독성으로 심장근육에 문제가 생기는 알코올성심근병증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부정맥인 심방세동위험성도 5배 이상 높아지며 간질환·뇌질환을 비롯해 일부 암 발병위험까지 증가시키게 됩니다.
술을 마셨을 때 얼굴이 붉어지면 심장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더 커진다는 연구결과도 있어 주의해 주셔야 합니다.
3. 알코올성 간질환
알코올성 간질환은 과음으로 인한 대표적 질환으로 술을 자주 마시면 간에 지방이 쌓여 정상적인 에너지대사를 방해해 지방간·간염·간경변증을 넘어 간암으로까지 발전할 수 있습니다. 만성음주자도 이를 자각하지 못해 질병이 한참 진행된 후에야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아 주의해야 합니다.
◆ 올바른 음주법
질병관리청에서 제시하는 적정 음주량은 1일 4잔 이내, 일주일에 2번 이내 마시는 것으로, 65세 이하의 남성의 경우 소주 반 병, 여성 전체와 65세 이상 남성은 소주 2잔 이하입니다.
부득이한 경우 이러한 적정 음주량을 지키기 어려울 수도 있는데요. 어떻게 하면 건강을 유지하는 음주가 가능한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1. 음주 전 식사 하기
공복으로 음주를 하게 되면 위염 및 위궤양의 위험뿐만 아니라 알코올 흡수도 빨라져 더 빨리 취하게 됩니다. 술 마시기 1~2시간 전, 간단한 음식만 챙겨 먹어도 알코올 흡수율을 50% 가까이 낮출 수 있다는 연구결과도 있기 때문에, 술자리 가기 전 든든하게 속을 채우는 식사, 꼭 지켜 주시길 바랍니다.
2. 최대한 천천히 술 마시기
한 번에 한 잔을 다 비우는 원샷을 피해야 합니다. 또한 술을 음료나 다른 덜 독한 술에 희석해서 마시는 경우, 상대적으로 마시기 쉬워지는 탓에 짧은 시간에 빨리 많이 마시게 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렇게 마시게 되면 오히려 총 알코올 섭취량은 더 늘어날 수 있기 때문에, 음주 시에는 입만 적시는 정도로 천천히 마시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3. 음주 시 물을 자주 마시기
음주 시 물을 많이 마시게 되면 체내 알코올 흡수를 지연해 주는 효과가 있고, 체내 알코올 농도를 떨어뜨리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또한 체내에서 알코올을 분해하는 과정 중에서 탈수가 되기 때문에 부족한 수분을 보충해 주는 데도 도움이 됩니다.
4. 음주 시 안주를 잘 챙겨 먹기
음주 시 적당한 안주는 알코올 흡수를 줄이고 위장관을 보호하며, 알코올 해독 시 필요한 당분과 영양분을 보충해 줄 수 있습니다.
다만, 술 자체가 위장관에 미치는 자극이 크기 때문에 너무 맵고 짜거나 자극적인 안주는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 마무리
요즘 시국이 너무 혼란스럽잖아요. 그래서 오랜만에 동료 선후배랑 지인들과 만나게 되면 자연스레 시국에 대해 논하게 되고, 그러다 자신도 모르게 한잔 두 잔 과음을 하게 되는 경우가 많이 생긴다고 하더라고요.
그러나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연말연시에 가능한 절제를 하시고, 동료와 지인들과 즐거움이 계속 이어질 수 있도록 과한 음주는 되도록이면 피하고, 건강한 모임이 이어질 수 있기를 바라봅니다.
마무리되어 가는 올해도, 앞으로 다가올 내년도 여러분의 건강을 응원합니다!
도움 : 보건복지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