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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저가 이자카야 ‘1900원 생맥주’ 인기

쏭강 누리집 2025. 2. 23.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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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주990원 생맥주 1,900원 실화야!

우리나라는 뭐든 '빨리빨리'가 익숙하잖습니까?. 매일 지나다니는 길이나 집 근처, 사무실 앞 가게가 바뀌는 모습을 조금만 유심히 지켜봐도 알 것입니다.

 

어떤 가게가 어느 날 갑자기 사라진 다음 금세 그 자리에 다른 가게가 생기고, 얼마 못 가서 다시 없어졌다가 또 다른 가게가 들어서는 일은 꽤 흔합니다.

 

'1,900원 생맥주' 쏘시지오

그런 거리 풍경의 변화를 유심히 관찰해 보시면, 최근 눈에 띈 하나의 트렌드가 있습니다. 바로 '1,900원 생맥주'라고 간판에 큼지막하게 써 붙인 이자카야입니다.

 

1,900원 이자카야는 작년 초부터 우후죽순 격으로 생겨나기 시작했습니다. 오늘은 빠른 속도로 전국을 휩쓸고 있는 '초저가 이자카야'가 왜 이렇게 뜨고 있는지, 그 이면에는 어떤 이야기가 숨겨져 있는지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 "1900원짜리 생맥주 진짜 있네. 충격이다."

 

"1,900원짜리 생맥주 진짜 있네. 충격이다."

'생맥주 1,900원'과 '닭 날개 튀김 900원'을 내건 초저가 이자카야는, 요즘 외식업계에서 가장 뜨는 트렌드 중 하나입니다.

 

맥주의 표준인 500cc보다 양을 줄인 300cc 생맥주를 1,900원에 팔고, 닭 날개 튀김인 '테바나카' 10조각을 9,000원(1개당 900원)에 판매하는 게 '국룰'이라고 합니다.

 

국내에서 초저가 이자카야의 표준을 세웠다는 평가를 받는 브랜드 '생(生) 마차'는 가맹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지 9개월 만에 100호점을 돌파했다고 합니다.

 

서울 서대문구 신촌에 있는 한 초저가 콘셉트의 일식주점(사진). 이곳에서는 ‘전국 최저가’라는 문구를 내걸고 생맥주(300㏄ 기준) 한 잔 1900원, 닭날개 튀김 한 개를 900원에 판매하고 있었다.

2025년 2월 기준, 약 1년 만에 전국 가맹점은 180개를 넘어섰습니다. 똑같은 가격과 비슷한 컨셉을 내건 '쏘시지요', '단토리', '다다하다', '간빠이', '치마이생' 등의 10여 개 브랜드도 빠르게 가맹점을 늘려가고 있습니다.

 

1,900원 생맥주가 워낙 인기를 끌다 보니 생맥주를 취급하는 다른 식당·술집 중 1,900원짜리 생맥주를 메뉴에 추가한 경우도 많습니다.

 

‘불황형 소비’가 대세로 자리 잡으며 생맥주 1900원을 앞세운 ‘초저가 이자카야’가 창업 아이템으로 각광받는다.

500cc 생맥주 한 잔이 보통 5,000원 수준인 것과 비교하면, 양은 조금 적지만 절반 가격도 안 됩니다. 500cc 기준으로 단순 계산해도 3,200원이 채 안 되는 1,900원짜리 맥주가 어느새 대세가 된 것입니다.

 

초저가 이자카야의 또 다른 특징은 '일본 감성'을 살린 인테리어입니다. 그동안 우리나라에서 이자카야는 비교적 가격대가 있는 곳이라는 인식이 많았습니다.

 

'신지다이(新時代)' 등 몇 년 전부터 일본에서 유행 중인 저가 이자카야를 거의 그대로 가져온 게 바로 우리나라의 초저가 이자카야입니다. 메뉴는 물론 간판과 실내 인테리어, 비좁은 공간까지 컨셉을 제대로 살렸다고 합니다.

 

도쿄 신바시 이자카야 맛집, 신지다이 현지인 맛집인가바요.

'1,900원 생맥주' 간판을 맨 처음 봤을 때 누구나 "그 가격에 팔아서 남는 돈이 있어?"라고 생각했을 것입니다. 초저가 이자카야는 메뉴 가격을 낮추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동원하고 있습니다.

 

프랜차이즈 본사가 식자재를 대량으로 구매해 비용을 낮추는 건 기본입니다. 맥주 용량을 500cc에서 300cc로 줄이고, 닭 날개를 반으로 잘라 양을 줄이기도 했습니다.

 

회전율을 높이기 위해 안주의 평균 조리 시간을 3~4분대로 줄인 것도 특징입니다. 반조리 상태로 가맹점에 공급되는 안주를 튀기거나 굽기만 하면 되기 때문입니다.

 

모 프랜차이즈 본사에서 창업교육을 받고있는 모습

프랜차이즈 본사에서도 간단한 교육을 받으면, 누구나 쉽게 매장을 차릴 수 있을 정도로 기술이 필요 없다고 홍보하고 있습니다. 메뉴당 가격은 낮지만, 빨리 많이 팔아 수익을 남기는 구조인 것입니다.

 

가격이 저렴하다 보니 부담 없이 이것저것 주문하는 경우가 많아서 의외로 고객 1인당 매출은 꽤 높은 편이라고 합니다.

 

인기가 높아지다 보니 초저가 이자카야는 2024년에 가장 핫한 창업 아이템 중 하나로 주목받았습니다. 하지만 "이 유행이 언제까지 갈까?" 하는 말도 슬슬 나오는 중이라고 합니다.

 

◆ 'K-프랜차이즈'의 흥망성쇠 공식

 

 

초저가 이자카야가 인기를 끈 이유는 따지고 보면 단 하나, 바로 저렴한 가격입니다. 요즘은 1만 원은 줘야 점심 한 끼 먹을 수 있을 정도로 외식 물가가 많이 올랐습니다.

 

 

 

 

 

계속되는 경기 불황으로 지갑도 얇아졌고, 초저가 이자카야는 이런 '불황 트렌드'에 올라탄 대표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경기가 안 좋으면 사람들은 보통 먹는 데 쓰는 돈부터 줄이기 시작합니다. 간판에 큼지막하게 적힌 '생맥주 한 잔 1,900원'이라는 문구로 잔뜩 위축된 소비자들을 제대로 끌어들인 것입니다.

 

단토리 점포 전경

그런데 "초저가 이자카야 유행, 오래 못 갈 거야" 하는 말이 나오는 이유 역시 이 저렴한 가격이라고 합니다. 사람들은 브랜드나 품질보다는 가격에 끌려 초저가 이자카야 매장을 찾게 됩니다.

 

비슷한 메뉴·가격을 내건 브랜드가 우후죽순 등장하며 차별 포인트가 사라졌습니다. 반면 엇비슷한 브랜드끼리의 경쟁은 점점 더 치열해졌습니다.

 

창업을 준비하는 사람의 입장에서 보면, 초저가 이자카야는 진입장벽이 낮은 업종으로 꼽힙니다. 메뉴가 비교적 단순해 특별한 노하우나 기술이 필요하지 않고, 창업 비용도 적은 편입니다.

 

그게 바로 초저가 이자카야 매장이 빠른 속도로 전국 곳곳에 퍼질 수 있었던 비결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오하이요 점포 모습.

프랜차이즈 본사는 30%대에 달하는 꽤 높은 수익률을 강조하며 가맹점 창업을 준비하는 사람들을 유혹하지만, 경쟁이 점점 치열해지면서 이미 매출이 꺾이기 시작했다는 말이 나온다고 합니다.

 

이자카야, 라멘 등 일본 음식은 2010년대 초반 우리나라 외식업계에서 한 차례 크게 유행했고, 이후 자리를 잡았습니다. 요즘의 '일식 트렌드'가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는 말이 많습니다.

 

프랜차이즈 업계 "우리음식 세계화에 앞장"

유행이 빠르게 변하는 우리나라 프랜차이즈 외식 업계에서 '트렌드'가 소비되는 공식은 알고 보면 단순합니다. 하나의 창업 아이템이 뜨면 → 발 빠르게 브랜드·서비스를 기획하는 프랜차이즈 본사가 생겨나고 → 공격적으로 가맹점 모집과 홍보에 나서며 빠르게 매장 수를 늘린 다음 → 성장세가 정점을 찍을 때쯤 브랜드를 매각해 손을 떼고 → 포화 상태에 이르러 줄어든 수익만큼 늘어나는 손실은 고스란히 가맹점주들의 몫으로 남는 것입니다.

 

'스시990' 초저가 초밥 3개 990원 스시점에서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는 모습

전문가들은 이런 구조 속에서 "요즘 이게 유행이래" 하는 말에 한 걸음 늦게 창업에 뛰어든 가맹점주들이 가장 큰 손해를 입는다고 말합니다. 투자한 돈을 미처 회수하기도 전에 인기가 꺾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초저가 이자카야가 이런 'K-프랜차이즈 공식'을 그대로 따라가고 있다고 보는 사람들은 1년 안에 대부분의 브랜드가 사라질 거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만약 그렇게 되면 저희 동네에 생겼던 곳도, 회사 앞에 새로 문을 연 곳도 사라질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 자리에는 또 다른 '핫한' 프랜차이즈 매장이 생길지도 모르고요. 1,900원짜리 생맥주의 거품이 꺼지면, 그 자리에는 뭐가 남게 될까요?

 

◆ 초저가 이자카야 유명 매장

 

▶ 생 마차 : 생맥주 1,900원, 닭 날개 튀김 900원으로 유명한 이자카야입니다. 일본풍의 인테리어와 저렴한 가격으로 많은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생 마차 홈페이지

 

▶ 쏘시지요 : 생 마차와 비슷한 가격 정책을 가지고 있으며, 영남 지역을 중심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브랜드입니다.

 

 

쏘시지요 홈페이지

 

▶ 단토리 : 저가 꼬치 메뉴로 차별화를 꾀한 이자카야로, 서울 외곽과 수도권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단토리 홈페이지

 

▶ 간빠이 : 저렴한 가격과 일본 감성을 살린 인테리어로 인기를 끌고 있는 이자카야입니다.

 

 

간빠이 홈페이지

 

▶ 다다하다 : 부산에서 시작한 브랜드로, 저렴한 가격과 다양한 메뉴로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다다하다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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